현대LNG해운 인수에도 3000억원 써내
컨선 사업 비중 84.1%…수익 극대화 전략
올랜도르프 캐리어스가 보유하고 있는 뉴캐슬맥스. [올랜도르프 캐리어스 홈페이지 갈무리] |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매각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국내 최대 해운사 HMM이 중고 대형 벌크선을 인수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남긴 수익으로 '사업다각화'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싱가포르 해운전문매체 스플래시247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한국 해운사 HMM이 독일 ‘올덴도르프 캐리어스’가 보유하고 있던 대형 벌크선 ‘뉴캐슬맥스(Newcastlemax)’를 4650만 달러(한화 약 600억원)에 인수했다고 보도했다.
벌크선은 공물과 광석 등 포장되지 않은 마른 화물을 실어 나르는 배다. 특히 대형 벌크선은 큰 크기 때문에 운항이 가능한 지역의 이름을 붙여 분류되는데 HMM이 인수한 ‘뉴캐슬맥스’는 호주 뉴캐슬항에 입항이 가능한 가장 큰 선박을 말한다.
올덴도르프 캐리어스가 보유하고 있는 뉴캐슬맥스는 총재화중량(TDW·Total Deadweight)이 20만9000TDW로 일반적인 뉴캐슬맥스(18만5000TDW)보다 많은 적재량을 자랑한다. 중국선박·해양설계연구소(MARIC)와 HD현대중공업의 협업으로 제작됐다.
최근 사업다각화를 선언한 HMM은 벌크선 운임지수가 큰 폭으로 떨어진 시점에 맞춰 해당 선박 인수에 성공했다. 실제 지난달 초 기준 발틱운임지수(BDI) 1009포인트는 1년 전보다 51.19% 하락했다. 저렴한 가격에 선박 인수가 가능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HMM이 지난해와 지난 2021년 거둔 영업이익은 각각 9조9455억원과 7조3775억원이다. 지난 1분기 기준으로 HMM 전체 매출에서 컨테이너선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84.1%에 달했다. 이에 김경배 HMM 대표와 경영진은 영업이익을 HMM의 사업다각화 등 투자에 쓰겠다는 의사를 꾸준히 피력해 왔다.
HMM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벌크선은 ‘케이프사이즈’와 ‘울트라맥스’로 전부 뉴캐슬맥스와 비교했을 때 총재화중량이 적은 선박에 해당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HMM이 사업다각화를 선언한 상황에서 효율적인 투자로 벌크선 사업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면서 “통상적으로 해운사가 배를 구입하면 공시가 되는데, 구입액이 저렴해지는 바람에 공시조차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같은 현대상선을 모태로 두고 있는 현대LNG해운의 인수 작업도 진행 중이다. HMM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현대LNG해운 본입찰에 참여하기로 했다. 매각 대상은 사모펀드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IMM인베스트 컨소시엄(79%)과 대신프라이빗에쿼티(21%)가 보유한 지분 100%다. HMM은 매수 희망가로 3000억원대 초반의 금액을 적어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LNG해운은 HMM 입장에서 의미가 큰 회사다. 현대상선은 2014년 당시 구조조정 과정에서 1조300억원을 받고 IMM PE 등에 현대LNG해운을 매각했다. 현대상선이 2029년 말까지 LNG 사업을 하지 않는다는 ‘경업금지’ 조항도 계약 내용에 포함됐다. HMM이 현대LNG해운을 인수할 경우 경업금지 조항은 무효가 된다.
zzz@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