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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 속 반도체, 오히려 생산능력 키워…퀀텀점프 준비 마쳤다 [홍태화의 경제 핫&딥]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반도체를 더 강하게 만든다
재고 49.1% 급증하는 상황에서도 생산능력 늘려
기회는 온다…수출 위기 속에서도 증설, 또 증설
25년간 성장고집, 코로나19·경제위기에도 지켜
전월대비 반도체 출하 41.1%↑…청신호 켜졌다
정부 “그간의 부진에서 벗어났다…수출에 역점”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코로나19 사태와 곧 이어 나타난 수출침체에도 반도체 제조업이 생산능력을 늘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위기 속에서도 물러서지 않고 기초체력을 키운 셈이다. 적절한 계기만 주어지면 반등할 조건을 갖췄다. 최근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재고도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는 상황을 감안하면 일단 청신호는 들어왔다.

30일 국가통계포털(KOSIS) 제조업 생산능력 및 가동률지수에 따르면 6월 반도체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7.8% 상승했다. 생산능력이란 일반적으로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설비를 정상적인 조건 아래에서 충분히 가동하였을 때의 예상 최대 생산량, 즉 최대잠재생산량을 의미하고 이러한 생산능력의 변동을 지수화한 것이 생산능력지수다.

반도체 산업은 위기 속에서 버티며 생산능력을 키웠다. 6월 반도체 생산은 전년동월대비 15.9% 감소한 상태다. 재고는 49.1% 급증했다. 가동률지수는 22.4% 낮아졌다. 재고가 증가하고 판로가 막히면, 가동률이 낮아지기 때문에 추가적인 증설은 멈추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다. 그런데 반도체 산업은 반대로 움직였다.

제조업 전체 생산능력지수로 보면 반도체 산업의 ‘성장 고집’을 가늠할 수 있다. 6월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전년동월대비 오히려 2.3% 줄었다.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지난해 10월(-0.5%)부터 9개월 연속 감소했다. 일반적인 현상이다. 제조업 생산이 전년동월비 5.8% 줄었고, 재고는 3.2% 증가했다. 가동률은 2.3% 떨어졌다. 생산능력을 키울 이유가 없다.

전반적인 제조업과 반도체 산업이 반대로 움직인 셈인데, 이를 통해 오히려 기회가 생겼다. 세계 경기가 호전되고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하면 생산능력을 줄인 산업은 수혜를 온전히 받을 수 없다. 그런데 반도체 산업은 생산능력을 늘렸기 때문에 ‘모멘텀(탄력)’ 온전히 누릴 수 있다.

실제로 반도체 산업의 성장 일변도 기조는 지난 25년 가량 이어졌고, 지금까지는 단 한번도 실패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반도체 제조업 생산능력지수가 전년동월비로 떨어진 시점은 1997년 12월(-13.0%)이다. 1997년 ‘외환위기(IMF사태)’ 시점과 맞아 떨어진다. 그 이후엔 성장을 고집했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 때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2008년 6월엔 41.2%나 늘렸다.

최근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전월비를 보면 제조업, 특히 반도체에서 반등 기미가 지표로 감지된다. 제조업 재고는 비중이 반도체 출하가 늘면서 전달보다 6.2% 감소했다. 1975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 폭이다. 반도체 출하는 41.1% 급증했다. 재고도 12.3% 감소했다. 6월 반도체 수출 실적 개선이 영향을 미쳤다. 6월 반도체 수출액은 89억달러를 기록했다. 연중 최대 규모다.

사진은 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 현장 [연합]

기획재정부는 이미 부진에서 벗어났다고 평가했다. 방기선 기재부 1차관은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비상경제차관회의’ 모두발언에서 “6월 산업활동동향에서 경제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제조업 생산이 5개 분기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는데, 그간의 부진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에 이어 산업생산·소비·투자가 2개월 연속 증가하면서 2분기 국내총생산(GDP)의 회복 흐름을 재확인시켜 줬다”며 “하반기 우리 경제의 빠르고 강한 반등을 위해 경제활력의 핵심인 수출·투자·내수 활성화에 역점을 두고, 세제·재정·금융지원과 현장애로 해소 등 전방위 정책대응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경제 핫&딥’은 경제 상황과 경제 정책 관련 현안을 보다 깊고 쉽게 설명하는 연재 기사입니다. 경제 상황 진단과 전망은 물론 정책에 담긴 의미와 긍정적·부정적 여파를 풀어서 씁니다. 부작용이 있다면 대안을 제시하고, 또 다양한 의견을 담겠습니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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