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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것마저 중국에 뺏기다니” K-조선에 닥친 또 다른 위협 [비즈360]
글로벌 해운사 중국에 대형컨테이너선 첫 발주
프랑스 대통령 만난 시진핑 등 당국 전폭 지원
중국, 한국 꺾고 대형컨테이너선 점유율 1위
시진핑(가운데) 중국 국가주석이 올해 4월 중국 베이징을 찾은 에마뉘엘 마크롱(왼쪽) 프랑스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실무 회담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중국이 처음으로 글로벌 해운사로부터 대형컨테이너선 수주에 성공했다. 당국의 전폭적인 지원 등을 앞세워 이룬 결과로 이에 힘입어 중국은 올 상반기 대형컨테이너선 점유율 1위에 올라섰다. 이에 따라 오랫동안 이 시장 주도권을 차지했던 K-조선에 새로운 위협이 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조선사는 자국 선사뿐만 아니라 글로벌 2위 해운사인 덴마크 머스크, 3위 업체인 프랑스 CMA CGM 등으로부터 대형컨테이너선 발주를 받았다. 특히 머스크는 오랫동안 중국 조선사에 5000TEU급 이하의 컨테이너선만 발주했지만, 올해 상반기 처음으로 9000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을 주문했다.

중국이 대형 컨테이너선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된 배경에는 당국의 지원이 있었다. CMA CGM 발주의 경우 올해 4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중국에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면서 계약에 탄력이 붙었다.

머스크의 발주에 대해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수석연구원은 “최근 머스크는 메탄올 추진선 계약 과정에서 연료를 적시에 공급할 수 있는지 중요하게 고려한다”며 “머스크는 올해 2월 중국 상하이항에 있는 국영 기업과 그린 메탄올 공급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메탄올 생산량은 전 세계 생산량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선사로부터 잇따른 수주에 힘입어 중국은 올해 상반기 기준 대형 컨테이너선 시장(9000TEU 이상)에서 점유율 46%를 기록, 우리나라(38%)를 꺾고 1위를 차지했다. 양 수석연구원은 “특수한 사례를 제외하고 중국이 대형 컨테이너선 시장 선두를 차지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라고 분석했다.

2019년 상반기 중국은 무려 점유율 77%를 기록한 적이 있다. 다만 당시에는 발주처가 모두 중국 해운사였다. 중국 해운사는 대체로 자국 조선사에 일감을 제공하는 경향이 있다.

대형 컨테이너선은 액화천연가스(LNG)선과 같이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꼽히고 있다. 새로이 건조된 초대형 컨테이너선 가격(2만2000~2만4000TEU)은 올해 6월 말 기준 1척당 2억2500만달러에 달한다. 초대형 유조선 가격(1억2600만달러)보다 78.6% 비싸다.

무엇보다 우리나라가 오랫동안 우위를 점했던 대형 컨테이너선 시장에서 중국이 1위에 오르며 국내 조선업계를 더욱 위협하고 있다. 5년 전인 2018년 상반기에는 56%의 점유율을 기록, 중국(11%)과 일본(33%)을 크게 따돌렸다.

중국은 LNG선 분야에서도 우리나라를 바짝 추격한 바 있다. LNG선 수주 시장에서 90%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했던 우리나라가 지난해 67.9%까지 하락한 반면, 중국은 한 자릿수 점유율에서 30% 가까이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우리나라가 88%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중국과의 격차를 다시 벌리고 있지만,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우리나라 조선사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여전히 중국보다 앞선다고 평가받지만 국가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최근 선주사들이 선박을 발주할 때 조선사가 보유한 기술력 외에도 해당 국가의 종합적인 역량도 살펴보는 경향이 있다”며 “우리나라가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기업뿐만 아니라 국가도 총체적으로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yeongda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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