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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후 조절’ 대서양 해류 이번 세기에 붕괴 경고…극한 기후 더 심해진다
코펜하겐대학 “2025~2095년 사이 가능성”
그린란드 빙하 녹으며 바닷물 순환 방해
미 동부엔 보다 강력한 허리케인 발생
기후변화로 그린란드 빙하가 녹으면 대서양 해류가 멈추면 유럽과 미국에 극한 기후가 심화될 전망이다. 녹아서 바다에 떠다니는 그린란드 빙하 [로이터]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대서양 해류 순환 시스템이 이번 세기에 붕괴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지구 기온 조절의 핵심인 해류 순환 시스템이 무너지면서 유럽에 극한 추위가 닥치고 지구촌 곳곳에서 이상기후가 심화될 것으로 우려됐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저널에 발표된 덴마크 코펜하겐대학 연구진의 새로운 논문을 인용해 “인간이 몰고 온 기후 재앙에 북대서양 해류가 1만2800년 만에 또다시 멈출 수 있다”고 보도했다.

대서양 해류는 카리브해와 인접한 열대 지방의 따뜻한 물을 미국 남동부를 지나 북유럽으로 곡선을 따라 운반한다. 이 물이 북유럽의 공기 중에 열을 방출한 뒤 차가워지면 무거워져 심해로 가라앉아 적도 쪽으로 다시 이동하면서 지구 상의 온도 편차를 줄인다. 이같은 현상을 ‘대서양 자오면 순환(AMOC)’이라고 부른다.

이 해류의 영향으로 유럽은 같은 위도의 유라시아 동쪽 끝인 동북아시아보다 상대적으로 온화한 겨울을 날 수 있다.

그런데 연구진은 2025년부터 2095년 사이에 이러한 해류의 흐름이 급격하게 느려지거나 아예 멈출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기후 변화로 지구 기온이 상승하면서 빠르게 녹고 있는 그린란드 빙하가 원인이다. 빙하가 녹은 담수가 바닷속으로 흘러들면서 아메리카 대륙 쪽 대서양 해수가 식고 염분의 농도도 옅어지면서 해류의 흐름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해류가 약해지면서 지구 온도 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현재 지구촌을 강타하고 있는 이상 기후가 보다 심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북미와 유럽의 해안에서 해수면이 빠르게 상승하고 북유럽은 겨울에 보다 혹독한 폭풍우가 몰아닥칠 수 있다. 반면 아프리카 사헬지역과 아시아의 몬순지역에는 수증기가 훨씬 덜 공급되면서 가뭄이 잦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동부 해안에서는 뜨거운 바닷물에서 에너지를 얻어 더 강력해진 허리케인을 마주하게 될 전망이다.

연구진은 해류 감소의 전환점을 확인하기 위해 1870년 이후 해수면 온도를 포함한 방대한 규모의 데이터를 수학적 모델을 통해 분석했다. 그들은 최근 몇년 간 대서양 최북단의 기온이 더 큰 변동을 겪었고 정상치로 돌아가는 데 더 오래 걸렸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에 참여한 피터 디트레브센 박사는 “이같은 현상은 젠가 블록이 무너지기 시작하기 전에 점점 흔들림이 심해지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이번 논문은 “AMOC가 이번 세기에는 완전히 붕괴되지 않을 것”이라는 잠재적 결론을 내린 유엔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의 최근 보고서를 반박하고 있다.

과학계는 코펜하겐대학의 새 논문이 인류가 기후 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빠른 대응에 나서야 하는 이유를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레브케 시저 브레멘대학 박사후 연구원은 “이같은 현상은 우리 인간이 아니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라고 지적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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