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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제’ 에코프로, ‘삼성家’ 철옹성 뚫렸다…이동채 전 회장, 이부진·이서현 제치고 주식 TOP3 [투자360]
이부진(왼쪽부터) 호텔신라 사장,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의 모습. [123rf·연합]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2차전지 소재 대표주이자 코스닥 시가총액 2위 에코프로의 ‘황제주(주당 100만원 이상 주식)’ 대관식이 대한민국 주식 부자 순위까지 뒤흔들었다. 올해 들어서만 12.5배가 넘게 주가가 오른 에코프로 덕분에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이 주식 부자 순위 3위에 오르며 1년 넘게 독점한 삼성그룹 오너가(家) 4인의 ‘빅(Big) 4’ 구도를 깨버렸기 때문이다.

증권가를 중심으로 연일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는 ‘과열’ 지적에도 불구하고 에코프로 주가는 개미(소액 개인투자자)들의 지속적인 수급과 ‘숏 스퀴즈’,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지수 편입 등 연이은 호재로 130만원 선까지 넘어섰다. 에코프로의 향후 주가 향방이 주식 부호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관심이 집중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동채 전 회장 지분평가액 6조4881억원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동채 전 회장은 전날 종가 기준 지분평가액이 6조4881억원으로 1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12조7234억원), 2위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8조3966억원)의 뒤를 이어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전날 에코프로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1.37%(13만2000원) 상승한 129만3000원에 거래를 마친 것이 이동채 전 회장의 지분평가액 규모를 빠른 속도로 끌어올렸다. 에코프로 주가는 종가 기준 52주 신고가 기록을 3일 연속 갈아치우기도 했다.

그동안 3,4위를 나란히 기록했던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각각 6조2110억원, 5조3083억원으로 한 계단씩 떨어진 4,5위에 자리 잡았다.

삼성그룹 총수 일가 4인이 국내 주식 부호 순위 1~4위 자리를 외부인에게 내준 것은 지난 2022년 4월 22일 이후 15개월 만이다. 당시엔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삼성그룹 총수 일가보다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밀려난 바 있다.

지난 2021년 4월 29일을 기점으로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의 지분을 이재용 회장, 홍라희 전 관장, 이부진 사장, 이서현 이사장이 상속받은 이후 시점을 봤을 때 삼성그룹 총수 일가 4인 이외에 국내 주식 부호 ‘톱 3’ 자리에 오른 것은 김범수 센터장과 이동채 전 회장 2명뿐이다. 특히, 코스닥 시장 상장사 총수·대주주가 삼성그룹 총수 일가 4인 멤버들보다 주식 부호 순위 상위에 오른 것도 이동채 전 회장이 처음이다.

이동채 주식 재산, 올해만 11.8배 ↑…순위도 33계단 점프

삼성그룹 총수 일가 4인 중 이서현 이사장이 이동채 전 회장에게 4위 자리를 내준 시점은 지난 18일이다. 이는 에코프로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11.91%(11만9000원) 오르며 주당 111만8000원을 기록, 종가 기준 ‘황제주’에 등극한 날이다.

이동채 전 회장은 에코프로 그룹 지주사인 에코프로의 지분 18.84%(501만7849주)를 지닌 최대 주주다. 올해 들어서만 1155.34% 급등한 에코프로 주가 덕분에 이동채 전 회장의 주식 재산 규모도 11.8배나 증가했고, 주식 부호 순위도 36위에서 3위로 33계단이나 수직 상승했다.

이동채 전 회장이 더 높은 순위까지 오를 수 있을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2위 홍라희 전 관장과 지분평가액 격차가 1조9085억원에 달하는 만큼 단기간 내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이 현실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홍라희 전 관장의 지분평가액이 현재 수준에 머무른다는 가정 하에 에코프로 주가가 현재보다 약 30% 높은 주당 168만원 이상을 기록해야 가능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숏 스퀴즈·MSCI 편입으로 추가 상승” vs “과열 현상 따른 쏠림”

에코프로 주가는 ‘황제주’에 등극한 이후에도 고공 행진을 계속하며 ‘고평가’ 논란은 물론, 향후 방향성을 둘러싼 이견이 커지는 모양새다

주가가 추가로 상승할 수 있다고 보는 주요 요인은 ‘숏 스퀴즈’다. ‘숏 스퀴즈’는 주가 하락을 예상해 주식을 빌려 판 공매도 투자자가 주가가 상승할 경우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해 해당 종목을 사들이는 거래 방식을 의미한다.

지난 21일 기준 에코프로에 대한 공매도 잔고금액은 1조2238억원으로 1주 전인 지난 13일(1조3024억원) 대비 786억원 감소했다. 시총 중 공매도 잔고금액 비율도 5.12%에서 4.02%로 1.10%포인트나 떨어졌다.

외국인, 기관 투자자는 최근 1주일(18~25일) 간 에코프로에 대해 각각 7162억원, 565억원 규모의 순매수세를 기록하기도 했다. 국내 공매도의 95%를 차지하는 외국인·기관 투자자가 ‘숏 스퀴즈’ 때문에 에코프로 주식을 대량으로 매수한 결과가 이 같은 수치로 나타났다 미뤄 짐작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다음 달 11일 발표 예정인 MSCI 한국 지수 구성 종목에 에코프로가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에코프로 주가의 추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 중이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가 MSCI 지수 편입 때 유입이 예상되는 외국계 펀드(패시브) 매입 수요는 9900억원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123rf]

다만, 증권가에선 에코프로 주가가 ‘과열 상태’란 의견을 내놓는 전문가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주가가 밸류에이션(가치평가) 수준을 넘었다며 목표주가를 제시하지 않은 증권사가 대부분이라는 것도 일맥상통하는 지점이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 형제주가 오르는 것은 숏 스퀴즈 때문으로 현 주가는 과열됐다고 본다”면서 “현 주가가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수급적인 문제”라고 언급했다.

과거 투자 붐을 타고 급등하던 성장주들도 성장 기대감만으로 투자가 몰려 쏠림 현상을 보이다가 거품이 걷히면서 수축 상황으로 끝나는 경우도 많았다는 점도 리스크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승 속도가 빠른 종목은 하락 변동성이 높은 특징도 있어 최근 소수 종목에 대한 쏠림 현상이 심화한 코스닥 랠리의 질이 높다고 보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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