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의 폴더블폰 ‘레이저40 울트라’의 내구성 테스트를 위해 구부리자 외부 디스플레이가 산산조각 났다. [유튜브 ‘JerryRigEverything’] |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외부 충격에 매우 취약한 폴더블폰 디스플레이를 변형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신개념 접착제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이동욱 교수는 반복적인 변형에서 빠르게 회복되며 높은 접착력을 가지는 감압점착제를 개발했다. 폴더블 디스플레이와 같은 높은 유연성 및 빠른 회복 특성을 요구하는 전자제품 분야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감압점착제는 가벼운 압력을 가할 때 접착 물질이 작용하는 소재다. 점착제의 접착력과 변형 회복성은 동전의 양면처럼 동시에 얻기 힘든 성질로 알려져 있다. 이를 극복하고자 기존 연구에선 감압점착제에 화학적 결합으로 분자를 연결시키는 가교반응을 통해 회복 특성을 향상시켰으나, 접착력이 감소해 실사용에는 한계성을 보였다.
연구팀은 유연성이 요구되는 분야에 자주 사용되는 우레탄의 분자 구조를 모방한 새로운 가교제를 합성해 점착제에 적용했다. 개발된 감압점착제는 우수한 접착강도를 나타낼 뿐만 아니라 반복적인 변형에서도 매우 빠르고 우수한 회복특성을 나타내며 기존의 가교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했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UNIST 연구진. 이건우(위쪽 시계방향으로) 연구원, 백명진 연구교수, 박현옥 연구원, 이동욱 교수.[UNIST 제공] |
또한 개발된 점착제는 기존 많이 사용하는 가교제가 도입된 점착제보다 폴딩 테스트에서 낮은 변형률을 보였다. 가교제 함량을 증가시키는 경우 10만 번의 폴딩 테스트에도 원형의 94%를 유지하며 높은 안정성을 나타냈다. 추가로 개발된 점착제는 디스플레이용 점착제의 필수 조건인 우수한 빛 투과도를 나타냈으며 변형 후에도 투과도를 유지해 그 우수성을 입증했다.
박현옥 UNIST 연구원은 “이번 연구에서 새로운 구조의 가교제를 도입해 뛰어난 접착력과 회복 특성을 동시에 갖춘 감압점착제를 개발했다”며 “이는 기존 점착제 시스템의 한계를 뛰어넘어 향후 점착제 연구에 기여하고 더 나아가 플렉서블 전자제품의 발전에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동욱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는 “개발된 점착제는 사용 목적에 따라 가교제 함량을 조절해 특성을 제어할 수 있다”며 “낮은 점착력과 높은 회복 특성이 요구되는 분야에는 가교제 함량을 높이고, 그 반대의 경우엔 가교제 함량을 낮춰 필요에 따라 다양한 성능의 점착제를 제작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 7월 12일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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