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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솟는 채솟값에 ‘홈파밍’족 늘었다
고물가속 자급자족 소비자 증가
와사비 등 이색 작물까지 재배
홈가드닝 관련상품 매출 증가세
직장인 박수연 씨가 집 베란다에서 재배 중인 대파. [박수연씨 제공]

“너무 비싼데 아파트 베란다에서 내가 직접 키우면 되지 않을까.”

한 달 전 직장인 백지훈(43) 씨는 고기를 구워 먹다 비싼 아스파라거스가 떠올랐다. 인터넷에 검색해 본 뒤 ‘키울 수 있겠다’고 마음 먹은 백씨는 곧바로 생각을 실행에 옮겼다. 아스파라거스만 구매하려고 했지만, 장바구니에는 딸기와 토마토 모종까지 함께 담았다. 아스파라거스 줄기에 힘이 없어 보이자 1000원짜리 식물 지지대도 추가로 구매했다. 화분과 모종 등을 포함해 든 비용은 약 5만원 정도다.

어느새 아스파라거스는 새순이 돋았고 딸기는 꽃이 피었다. 백씨는 “식물은 키우고 있었지만 과일과 채소는 처음 키워본다”며 “지금 키우는 작물은 관상에 먹거리까지 제공해 줘 키우게 됐다”고 했다. 백씨는 작물을 수확할 수 있을 때가 되면 가족과 함께 요리해 먹을 계획이다.

▶고물가 속 ‘자급자족형’ 소비자 늘어...‘이색 작물’에도 주목= 24일 업계에 따르면 고물가 속 농산물 가격이 불안정해지자 직접 작물을 키워 먹는 ‘자급자족형’ 소비자가 늘고 있다. ‘홈파밍(Home farming)’족은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새로운 취미로 뜨기도 했다.

주로 인기를 끈 것은 대파와 방울토마토, 상추 등 접근성이 낮은 작물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아스파라거스를 키우는 백씨처럼 새싹인삼, 와사비 등 다양한 이색 작물도 주목받고 있다.

베란다에서 작물 키우기는 더 이상 주부만 즐기는 문화도 아니다. 비싼 가격에 비해 식재료를 관리하기 어려운 1인 가구 사이에서도 꾸준히 인기다. 한 달 전부터 빌라 베란다에서 상추를 재배하고 있는 20대 직장인 이모 씨는 “혼자 살고 있어 매번 채소를 구매하기도 부담되지만, 막상 사더라도 남은 재료는 냉장고에서 보관하다 그대로 버린 적이 많았다”며 “직접 키우니 필요할 때마다 조금씩 뜯어 먹을 수 있어 경제적”이라고 했다.

작물 키워 먹기가 인기를 끌면서 관련 상품 판매도 늘어났다. G마켓에 따르면 1~18일 ‘홈가드닝(Home gardening)’ 관련 상품 매출 신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에 있다.

관련 품목의 판매량이 지난해에 비해 늘었다. 품목별 판매량 신장률은 각각 ▷텃밭 가꾸기 세트(과일·쌈 채소·허브) 25% ▷분무기 13% ▷원예용품 22% ▷식물지지대 23%였다. 특히 ‘모종·묘목·씨앗’ 품목은 87%나 급증했다.

직장인 백지훈 씨가 아파트 베란다에 만든 텃밭.[백지훈 씨 제공]

▶장마로 채솟값 상승 추세 전망...밥상 물가 ‘빨간 불’= 폭우와 폭염이 이어지면서 채솟값은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수산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20일 기준 상추(4㎏ 중품) 도매가격은 6만6460원으로, 일주일 전(4만2120원) 대비 57.8% 오른 가격에 거래됐다.

같은 기간 깻잎(2㎏ 중품)은 2만8260원으로 50.2%, 오이(10㎏ 중품)는 3만6300원으로 91.1%, 파(1㎏ 중품)는 2820원으로 47.3% 오르는 등 채소류 가격이 치솟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비 소식이 있는데다가 곧바로 불볕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농산물 가격이 더욱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직접 작물을 키워 먹는 ‘자급자족형’ 소비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전새날·이정아 기자

newday@heraldcorp.com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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