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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한미일·한중일 정상회의 잇달아 개최 수순…‘美밀착’ 한일에 中 견제·관리
中왕이, '한중일 차관급 협의' 제의…한일, 전향적 검토할 듯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청신호’…성사시 리창 中총리 방한
미중 경쟁 ‘디리스킹’ 국면…한미일 밀착에 ‘관리’ 나서는 中
지난 5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 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운데). [연합]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중국 측이 한중일 3국 고위급 회담을 제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연내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에 청신호가 켜졌다. 내달 미국에서 개최되는 한미일 정상회담에 이어 연말에는 서울에서 한중일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수순이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미중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던 지난해 한국과 일본을 향해 거칠게 견제했던 중국의 미묘한 전략 변화로도 읽힌다. 북한의 도발을 고리로 강화되는 한미일 3국 공조에 중국이 견제와 상황 관리에 동시에 나서는 모양새다.

왕이(王毅) 중앙정치국 위원(당 중앙 외사판공실 주임)이 지난 1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중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에게 한중일 3국 고위급 회담 개최를 타진했다고 교도통신이 2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왕 위원은 한중일 3국 차관급 협의 개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간부급 협의, 외교장관 회담이 열리고 정상회의로 이어지는 순서를 고려할 때, 고위급 회담 제의는 정상회의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필요성에 대한 3국의 인식이 일치하는 만큼, 고위급 회담 개최도 전향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앞서 박진 외교부 장관은 13일 아세안+한중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3국간 협력이 아세안+3 협력을 촉진하는 근간임을 강조하면서 “우리나라가 3국 조정국으로서 정상회의를 비롯해 3국 정부 간 협의체 재개를 위해 일본, 중국과 긴밀히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3국이 돌아가며 의장국을 맡아 개최되는 한중일 정상회의는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열린 지난 2019년 12월이 마지막이다.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과 국제 정세 변화 등 여파로 열리지 못했다.

한중일 정상회의가 성사된다면 이번 의장국이 우리나라인 만큼 서울에서 열리게 된다. 관례적으로 한중일 정상회의에 중국 측은 국가주석이 아닌 총리가 참석해 왔던 만큼 리창(李强) 총리가 방한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 총리의 방한은 2015년 10월 리커창 당시 총리의 공식방한이 마지막이다.

2013년 중국 국가주석에 오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마지막 방한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7월이다. 이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한중 관계가 악화일로를 걸으며 중국 측 고위인사의 방한은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방한한 중국 최고위급 인사는 서열 3위인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 상무위원장이다.

한중일 정상회의가 성사된다면 한 해에 한미일 정상회의와 한중일 정상회의가 모두 열리게 된다. 내달 18일 미국 메릴랜드주에 위치한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데이비드에서 개최되는 한미일 정상회의가 개최된다. 3국 정상이 다자회의 계기가 아닌 별도의 정상회의를 위해 대면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G2’ 미중 정상이 지난해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간 ‘레드라인’을 확인하고 치열하게 경쟁하되 갈등 고조를 줄이는 데 합의하면서 미중 관계는 ‘디리스킹’(de-risking·위험억제) 국면으로 들어섰다. 이후 유럽연합(EU) 회원국인 유럽 국가 정상들이 경제협력을 위해 잇달아 중국을 방문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일 관계 개선의 흐름과 북한의 잇따른 핵미사일 도발을 고리로 한미일 3국간 공조는 긴밀해졌다.

한미일 밀착을 강하게 견제해 왔던 중국의 외교 스탠스가 변화하는 조짐은 현 단계가 견제보다는 상황관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지난 14일 자카르타에서 열린 한중 외교수장 간 회담에서 왕 위원은 대만 문제가 ‘핵심이익’이라는 점을 강조했고, 박 장관은 ‘하나의 중국’ 입장을 존중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당시 왕 위원은 박 장관과의 양자회담을 위해 다른 양자회담 일정을 조율하면서 시간을 확보할 정도로 성의를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일과 한중일 정상회의가 잇달아 열리는 올해의 외교 스케쥴은 미중 경쟁 구도의 흐름을 상징하는 장면이 될 전망이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가 미중 관계를 주시하면서 조율을 추진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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