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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타냐후 사법정비 법안 처리 카운트다운… 시위대 결집 ‘폭풍 전야’

2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사법제도 개편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반대편 시위대와 맞서고 있다.[로이터]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주도하는 초강경 우파 정부의 사법부 무력화 입법을 하루 앞둔 23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예루살렘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크네세트(의회)가 첫 번째 ‘사법 정비’ 법안의 2∼3차 투표를 하루 앞두고 이날 최종 토론에 들어간 가운데, 이에 반대하는 수만 명의 시민이 의회 인근에서 본격적인 시위에 돌입했다.

일간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나흘간의 행진 시위를 마치고 전날 예루살렘 의회 인근 사커 공원에 텐트촌을 차린 수만 명의 시위대는 이날 오후 텐트촌에서 의회까지 행진 시위를 시작했다.

시위대는 의회에서 밤샘 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다.

사법 정비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기차 편 등을 이용해 속속 예루살렘으로 모여들면서 시위대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예루살렘 이외에도 이스라엘의 주요 도시에서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으며, 텔아비브에서는 사법정비에 찬성하는 우파 인사들의 집회도 열리고 있다.

이스라엘 우파 연정은 24일 크네세트(의회)에서 이른바 ‘사법 정비’를 위한 첫 번째 법안인 사법부에 관한 기본법 개정안을 표결 처리할 예정이다.

2∼3차 독회(讀會) 통과하면 법률로 굳어지는 이 법안에는 장관 임명 등 행정부의 주요 결정을 ‘합리성’ 판단에 따라 사법심사로 뒤집을 수 있는 대법원의 권한을 폐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연정 측은 국민에 의해 선출된 행정부의 권한을 일반 공무원인 판사가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을 막아 민주주의를 강화하기 위한 입법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야권과 법조계, 시민단체는 이 법안이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의 원리를 훼손하고 독재를 유도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앞서 회원 수 80만명의 최대 노동운동 단체인 히스타드루트(이스라엘 노동자총연맹)도 정부와 야권에 이날 오후 4시까지 사법 정비에 관해 합의하라고 제안했다.

그러나 연정 측은 이 제안을 거부하고, 법안 표결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히스타드루트 측은 총파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야권도 이날 정당 대표 회의를 열어 사법 정비 입법 저지를 위한 다음 실행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이츠하크 헤르조그 대통령이 심박 조율기 삽입 시술을 받은 네타냐후 총리를 병원으로 찾아가 협상을 제안하기로 했지만,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네타냐후 총리는 입원 중 발표한 영상 메시지를 통해 “여러분이 보듯 내 상태는 아주 좋다. 우리는 (사법 정비) 입법을 마무리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며, 합의를 위한 노력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24일 오전 크네세트에서 진행될 법안 투표에 어떤 일이 있어도 참여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이런 가운데 사법 정비 입법에 저항하는 이스라엘 예비군들의 복무 거부 선언도 계속 확산하고 있다.

전날 1만명의 예비군이 복무 거부 선언에 동참한 데 이어 이날은 정보부대에서 활동 중인 약 1000명의 예비군이 사법 정비에 반대하며 복부 중단을 선언했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복부 거부 선언을 한 예비군들에게 업무 복귀를 촉구하고, 복귀하지 않은 경우 처벌을 받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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