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인공지능(AI) 학습을 위해 데이터를 활용하는 경우 일부 저작권 침해에서 면책된다. 관광객 편의를 위해 주요 관광지에서 버스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동남아 관광객이 우리나라에서 모바일페이를 사용할 수 있게 되며, 주류 ‘스마트오더(온라인에서 주문 후 매장에서 수령)’ 앱에서 지역보리로 만든 수제 맥주를 주문하는 서비스도 추진된다.

기획재정부는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이 포함된 ‘서비스산업의 디지털화 전략’을 발표했다. ▷물류·유통 ▷금융 ▷안전 ▷행정 ▷교육 등 5개 분야 서비스업에 대한 디지털 서비스를 활성화해 일상 편의를 높이겠다는 목적이다.

우선 정부는 AI 학습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저작권 침해를 면책하는 규정을 마련키로 했다. ‘크롤링(crawling) 행위’가 사상이나 감정을 향유하지 아니하고, 저작물에 적법하게 접근한다면 저작물을 복제·전송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크롤링은 AI 학습을 위해 데이터를 자동으로 수집·분류·저장하는 행위를 말한다.

또 스타트업이 AI 서비스 개발에 활용할 수 있도록 산업 분야별로 데이터를 추가 발굴키로 했다. 발굴한 데이터를 AI 학습용 데이터 공개 플랫폼인 AI 허브에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AI 로봇의 단독 의료 행위 등 AI 기술 개발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도 사전 점검하고 대응책을 마련해나가기로 했다.

온라인 쇼핑 편의성도 높인다. 정부는 주류 스마트오더 앱에서 지역보리로 생산한 수제맥주를 주문할 수 있도록 플랫폼과 지방자치단체 간 협업을 추진한다. 소비자의 편의성을 제고하고 수제맥주 업체를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수제맥주는 높은 단가 등을 이유로 플랫폼에 입점하기 어려웠던 측면이 있었다. 소비자가 해외직구 전 과정을 한 번에 조회·활용할 수 있는 전자상거래 전용 포털과 앱도 개발한다.

관광객 편의를 위한 제도도 개선한다. 정부는 금융 분야에서 동남아 관광객이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이지월렛(Easy Wallet) 등 간편결제 사업자간 제휴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부가세 환급도 쉬워진다. 정부는 모바일 여권 신분 확인 서비스와 간편결제를 연계하여 중국·동남아 관광객이 여권 스캔 절차 없이 부가세 즉시환급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소상공인 상점에 간편결제 단말기 보급도 확대한다.

초정밀 버스 안내 서비스도 주요 관광지 등을 중심으로 도입된다. 지도 앱에서 버스의 실시간 위치와 이동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경기(수원), 인천(송도), 세종, 안동, 경주, 강릉 등에서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정부는 ▷식·의약품 포장지에 스마트라벨(QR코드) 표시 ▷취약계층에 응급안전 안심서비스 제공 등을 추진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이와 관련 “물류·유통, 금융, 안전, 행정, 교육 등 5대 선도분야에서 디지털 신서비스를 창출하고, 서비스산업 디지털화 인프라를 강화하겠다”며 “산업현장에서 데이터 활용이 조속히 정착·활성화되도록 세부 활용기준을 마련하고, 전문인력 양성 등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홍태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