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저장성 장시에 있는 효성 스판덱스 공장 전경. [효성 제공] |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재개)에도 현지 경기 부양 속도가 더뎌 국내 기업들의 실적에도 부정적 영향이 가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서 최근 15년 새 첫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스판덱스 섬유가 가파른 수요 회복으로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실적 부진에 시달렸던 국내 대표 스판덱스 기업 효성티앤씨, 태광산업 등이 반등의 기회를 잡을지 주목된다.
21일 증권가 및 업계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스판덱스 수요 성장률은 전년 대비 2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스판덱스 수요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 시장 규모는 30억달러(약 4조원)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조섬유의 한 종류인 스판덱스는 운동복, 요가복 등 신축이 필요한 의류에 사용된다. 코로나19 초기 집에서 요가 등을 즐기는 홈트족이 늘어나면서 스판덱스 수요는 한동안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세를 막고자 봉쇄 조치를 시행하면서 스판덱스 시장은 자연스레 타격을 받았다. 지난해 중국 스판덱스 수요는 전년 대비 마이너스 성장률(약 –10%)을 보였다. 최근 15년(2007~2022년) 동안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건 지난해가 처음이다.
반면 올해 들어 중국이 경제 활동을 재개하면서 현지 스판덱스 시장도 반등하기 시작했다. 봉쇄 조치 해제로 여행이 자유로워지자 전방산업인 아웃도어 시장이 살아났기 때문이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판덱스 사용량이 큰 자외선 차단 의류, 자외선 차단 마스크 판매도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상숙 지역에 있는 태광산업 스판덱스 공장. [태광산업 제공] |
중국 시장 반등에 효성티앤씨, 태광산업은 반색하고 있다. 양사 모두 스판덱스를 주력 사업으로 삼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글로벌 스판덱스 시장에서 약 30%의 점유율로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연간 생산량은 지난해 기준 20만t을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에서는 현지 업체인 화펑에 이어 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태광산업은 1979년 국내에서 스판덱스를 처음 상용화했다. 현재는 중국 상숙공장에서 연산 3만2000t의 스판덱스를 생산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 속에서도 태광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9위를 기록 중이다.
중국 스판덱스 수요 회복에 실적부진에 시달려온 효성티앤씨, 태광산업 등이 업턴(경기 상승 국면)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해 효성티앤씨 영업이익은 1236억원으로 전년(1조4237억원) 대비 91.3% 감소했다. 같은 기간 태광산업은 적자(-1221억원)로 전환됐다. 올해는 중국 시장이 부활하면서 양사 실적은 반등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효성티앤씨는 올해 영업이익(3364억원)이 전년 대비 2.5배 이상 늘어난다고 증권가는 예상하고 있다.
중국에서의 수요 상승에 대비해 효성티앤씨, 태광산업도 사업 확장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최근 중국 닝샤에 있는 스판덱스 공장 증설을 완료, 정상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태광산업도 닝샤 지역에 추가 공장 건설을 고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같은 악재에도 스판덱스 시장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업체 간 경쟁은 치열하다”며 “생산기술 향상과 설비 증설을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업체가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yeongda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