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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우에 상추값 33.4%↑…흑해곡물협정 종료까지 겹쳐 식품물가 부담↑
농경지 3만여㏊ 침수…시금치·상추 도매가 200%대 폭등
흑해곡물협정 종료로 밀·옥수수 가격 상승…식품업계 촉각
[연합]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집중호우로 시금치, 상추 등 농산물 가격이 일주일 만에 두 자릿수로 급등하면서 서민들의 장바구니 부담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가 흑해를 통해 곡물을 수출할 수 있도록 보장한 '흑해곡물협정'이 종료돼 주춤하던 국제 곡물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우유 원윳값 인상이 예정돼 있어 식품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내린 비로 전날 오전 6시까지 농지 3만1천64.7㏊가 침수됐다. 이는 여의도 면적(290㏊)의 107배에 달한다.

또 비닐하우스와 축사 등 농업시설 35㏊가 파손됐다. 역대급 폭우로 인한 농지 침수, 낙과 피해 등에 따라 농산물 공급량이 줄어 도매가격은 최근 크게 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전날 시금치(상품) 도매가격은 4㎏에 5만4840원으로, 일주일 만에 51.3% 올랐다. 한 달 전의 1만7170원과 비교해 219.4% 상승했고, 1년 전과 비교하면 8.6% 올랐다.

적상추(상품) 도매가격은 4㎏에 5만9720원으로, 일주일 만에 33.4% 올랐다. 한 달 전보다는 208.7% 올랐고, 1년 전과 비교하면 13.2% 비싸다. 오이(다다기 계통·상품) 도매가격도 이날 100개에 7만5200원으로, 일주일 만에 26.8% 올랐고 한 달 전과 비교해 85.1% 올랐다.

닭고기 가격도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닭고기 도매가격은 ㎏에 3954원으로, 지난해 동월의 3477원과 비교해 13.7% 올랐다. 지난해보다 닭고기 공급량이 4% 정도 적은 상황에서 최근 집중호우로 육계 51만4000마리가 폐사한 데다, 여름철 닭고기 수요 증가와 맞물려 가격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연장 거부 소식이 전해지며 밀 등 세계 곡물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T)에서 밀 선물 가격은 3.0%, 옥수수 가격은 1.4% 상승했다.

우크라이나는 세계 최대 곡물 생산국 중 한 곳으로, 흑해 항로를 통한 곡물 수출길이 막히면 밀, 옥수수 가격이 오르고 이에 따라 빵, 면 등 식품가격도 인상될 수 있다.

특히 국내 업체들은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주로 사료용으로 쓰는 만큼 생산비 증가로 인해 축산물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

국내 식품업계는 흑해곡물협정 종료 이후 상황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곡물 가격 강세 경향이 있을 것 같다"며 "장기화할 경우를 대비해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도 "내부적으로 곡물가 상승에 대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의 경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세계 곡물가격이 상승했고, 이 영향이 국내 식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

밀 선물가격의 경우 지난해 5월 t당 419달러로 1월(284달러)의 1.5배가 됐으며, 이에 따라 밀 수입가격도 지난해 t당 496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식품사들의 원가 부담이 커져 국내 주요 라면회사 4곳이 지난해 하반기 순차적으로 제품 가격을 올렸고 올해 초에는 과자, 빵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에 더해 하반기에는 우유 원윳값 인상이 예정돼 있어 마시는 흰 우유 제품과 우유가 들어가는 아이스크림, 빵 가격이 일제히 오르는 '밀크플레이션'이 나타날 가능성이 상존한다. 낙농가와 유업계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낙농진흥회 소위원회는 지난달 9일부터 인상률을 결정하기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소위원회는 이날까지 협상을 완료한다는 계획이지만, 낙농가와 유업계의 의견 차이가 큰 상황이라 실제 이날 인상률을 결정할지는 미지수다. 올해 협상 기한은 당초 지난달 30일에서 이날로 한 차례 연장된 상태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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