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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억짜리 집 1년도 안돼 되팔아…‘초단타’ 매도 다시 활개 [부동산360]
집합건물 1년 이하 보유한 매도인 증가세
충남·전북 등 지역은 한달새 2배 이상 늘어
“갈아타기 활발” “시장이 받아준 점에 주목”
서울 남산에서 내려다 본 일대 아파트. [연합]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경기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 ‘산성역포레스티아’ 67㎡(이하 전용면적)는 올해 2월 11일 8억2000만원에 팔렸는데 약 두 달 뒤인 4월 18일에 8억6100만원에 손바뀜됐다. 이전 집주인은 불과 2개월 만에 4100만원을 번 셈이다. 반면 인천 연수구 송도동 ‘e편한세상송도’ 70㎡는 지난해 6월 29일 6억8000만원에 매매계약서를 썼는데 1년 만인 올해 6월 16일에 9100만원 내린 5억8900만원에 팔았다.

전국에서 아파트 등 집합건물을 사들인 후 1년 이내에 되파는 ‘초단기 매도’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단기간 내 매도하는 매도인 비율은 부동산거래 절벽시기에도 증가한 바 있는데 최근 주택거래량과 가격이 상승세를 보여 과거의 불황 신호와는 다른 양상으로 읽힌다. 시장이 회복 기미를 보이며 갈아타기 거래도 활발해졌고, 급매물을 받아주는 수요자가 늘어났다고 분석할 수 있다.

18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5월 전국에서 집합건물을 1년 이하 보유하고 매도한 사람은 전월 대비 63% 늘어난 3403명이었다. 올해 들어 이 같은 초단기 매도인은 1월(1303명), 2월(1559명), 3월(2138명), 4월(2083명), 5월(3403명)에 전반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지역별로 보면 지난 5월 대구를 제외한 전국 시도에서 1년 이하 보유 집합건물 매도 건수가 4월 대비 늘었다. 해당 기간 수도권의 경우 서울은 142명에서 215명으로, 경기는 493명에서 604명, 인천은 322명에서 427명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지방 일부 지역에선 초단기 매도에 나선 이들이 2배 이상 급증하기도 했다. 충청남도는 126명에서 425명, 충청북도는 88명에서 274명, 전라북도는 76명에서 196명으로 각각 늘었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집값이 바닥을 지나는 가운데 전체 거래량이 늘며 갈아타기 거래가 활발해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거래 절벽 시 금리 인상과 매수심리 위축으로 매물을 던진 것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대출 부담으로 던지는 물건이 많다기보다는 이른바 ‘갈아타기 매물’이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며 “지난 1년간 집값이 크게 오르지 않거나 오히려 떨어진 매물도 있다. 양도세 부담이 낮다고 판단해 상승장을 예상하고 빠르게 다른 매물을 구입하려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라고 풀이했다.

실제로 전체 거래가 늘며 주요 지역에서 초단타 거래량이 증가한 것은 맞지만 전체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줄었다. 전국 집합건물 소유권이전등기(매매) 신청 매도인 중 1년 안에 매도를 한 이들의 비중은 올해 1월 6.4%에서 5월 7.3%로, 0.9%포인트(p)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서울에선 이 비율이 5.9%에서 4%로, 경기에선 5.8%에서 4.9%로 감소했다.

같은 선상에서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등이 던진 매물을 시장에서 받아줬다는 점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연구원은 “1년 이하 보유한 것이면 양도차익이 나야 하는데 영끌족, 대출이자 부담이 큰 집주인들이 오히려 손해를 보고도 집을 판 경우도 있을 것”이라며 “이런 매물을 시장에서 받아줘 거래가 체결됐다는 점에서 시장이 회복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k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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