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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평3사 “대형 증권사, 해외 대체투자 부실 우려…중소형사 PF 부담 여전” [투자360]
서울 여의도 증권가 [연합]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신용평가사 3사가 일제히 해외 대체투자자산 부실 위험이 증권사의 실적 및 자산건전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 대체투자 위험은 대형사에 치중된 가운데, 중소형사 건전성을 짓누르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 역시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등급전망 부정적…대형사 ‘해외 투자’·중소형사 ‘PF’=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는 증권업에 대해 일제히 하반기 사업환경 ‘비우호적’, 등급전망 ‘부정적’ 의견을 제시했다. 경기침체에 따른 금리 및 증시 변동성, 부동산경기 둔화 등 불안 요인이 계속됐다는 판단이다. 등급전망은 향후 신용등급이 변화할 가능성 나타내며 ‘부정적’은 하향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신용평가 3사는 주요 모니터링 요소로 해외 부동산 등 대체투자 및 부동산 PF 부실 우려를 꼽았다. 대형사는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노출액), 중소형사는 부동산 브릿지론과 중·후순위 우발부채 위험 수준을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미래에셋증권이 조성한 펀드의 원리금 회수가 어려워지는 등 해외 대체투자 자산 부실에 따른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2019년 6월 홍콩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 빌딩에 당시 환율 기준 2800억원을 대출했으나, 빌딩 매각으로 투자 자금 회수가 어려워졌다.

해외 부동산 펀드의 자금을 모집한 증권사와 기관 투자자 간 법정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KB증권은 2019년 호주 장애인 전용주택 임대사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조성했지만, 현지 차주가 약속하지 않은 부실 자산을 편입했다. 이에 기관 투자자와 KB증권은 원금 및 수익 반환을 둘러싸고 항소심을 진행 중이다.

롯데손해보험은 미국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관련 펀드에 650억원을 투자했다가 미국 기업의 채무불이행으로 손실을 보자 메리츠증권 등에 부당 이득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저금리 기조에 따라 해외 대체투자액은 확대돼 왔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해외 부동산펀드 순자산총액은 75조9915억원이다. 10년 전인 2013년에는 4조4672억원으로 16배 가까이 늘었다. 해외 부동산 펀드는 장기간 글로벌 저금리 환경 아래 호황을 거듭했지만, 긴축이 시작되면서 대출 금리가 상승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외 대체투자 위험은 대형사 쏠림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자기자본 대비 해외 부동산 노출액은 대형사 24%, 중소형사 11%로 2배 이상 차이가 났다.

위지원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국내 투자자와 달리 해외시장에서는 세컨드 티어(Second Tier)로 참여해 대주단으로서 통제력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며 “대형 증권사의 자기자본 대비 해외부동산 자산 비중은 중소형사 대비 2배 이상 높아 국내 PF 상황과 상반된다”고 판단했다.

▶브릿지론 74% 올해 만기 도래=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23개 증권사의 지난해 말 PF 익스포저는 총 22조8000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35% 수준이었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익스포저는 7조8000억원으로, 브릿지론 중 74%가 올해 만기였다. 브릿지론은 부동산 개발 사업 인·허가 전 단계의 대출로 본 PF 대비 위험성이 높다.

특히, 중소형사에서 브릿지론과 중·후순위 본 PF 대출 부담이 높았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자기자본 대비 비중이 대형사 22%, 중소형사 48%로 2배 넘게 차이 났다.

정효섭 한국기업평가 금융2실 책임연구원은 “부동산 경기, 공사원가 및 금융비용 안정화 수준이 사업을 정상화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며 “특히, 지난해 하반기 이후 만기 연장된 브릿지론의 차환 시점이 도래하면서 재차 유동성 리스크가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y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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