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 등에서 추출한 물질…화장품 원료 등 활용
허세홍 사장도 화이트바이오 관련 적극 행보
‘2,3-부탄다이올’을 원료로 하는 GS칼텍스 자체 브랜드 ‘그린다이올’. [GS칼텍스 제공] |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정유기업인 GS칼텍스가 화이트바이오 사업의 보폭을 넓히는 가운데 기존의 ‘2,3-부탄다이올’, ‘바이오디젤’에 더해 화장품 원료로 활용되는 신제품의 양산 및 판매를 시작했다.
화이트바이오는 옥수수 목재 미생물 등을 활용해 기존 석유화학제품을 바이오 기반 소재로 대체하는 산업을 통칭한다. 원유로 만들어지는 화학 물질보다 탄소를 적게 배출한다. 화이트바이오가 기존 정유·석화제품 대비 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만큼 업계를 중심으로 관련 사업 비중을 꾸준히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는 화이트바이오 제품인 ‘1,3-프로판다이올’의 자체 생산 기술을 확보해 최근 양산 및 판매를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1,3-프로판다이올은 옥수수 등에서 추출한 물질로 만들어진 무색·무취의 유화제다. 독성이 없고 자극이 적어 화장품에서 보습성분으로 자주 사용되고 있다. 이번에 양산에 성공한 GS칼텍스 제품도 화장품 원료 중심으로 활용될 것으로 관측된다.
GS칼텍스는 정유업계에서 화이트바이오 사업 관련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2019년부터 생산·판매하고 있는 2,3-부탄다이올은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등 국내 화장품 업체에 공급되고 있다. 유전자 조작을 하지 않은 미생물로 만들어진 만큼 보습·항염효과, 피부 사용감이 뛰어나다. GS칼텍스 관계자는 “2,3-부탄다이올 판매량은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GS칼텍스 계열사인 GS바이오의 경우 화이트바이오 제품 중 하나인 바이오디젤을 생산하고 있다. 바이오디젤은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서 탄소중립 연료로 인정받았다. GS바이오의 바이오디젤 생산량은 연산 10만t이다.
이처럼 GS칼텍스가 화이트바이오 사업을 키우는 이유는 정유제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다. 원유를 통해 만들어진 정유제품은 탈탄소 트렌드로 향후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상당하다. 정유제품 수요 감소에 대비하기 위해 GS칼텍스가 내세운 비장의 무기 중 하나가 바로 화이트바이오인 것이다.
다른 기업과의 협업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LG화학과 화이트바이오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친환경 바이오 원료 상업화를 위한 실증 플랜트를 구축하고 있다.
대한항공과는 바이오항공유 실증에 대해 공동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뷰티 기업인 로레알그룹과 바이오 기반 화장품 원료 개발 및 공급에 대한 MOU를 체결했다.
지난 6월 허세홍(왼쪽) GS칼텍스 사장과 바바라 라베르노스 로레알 수석 부사장이 바이오 기반 화장품 원료 개발·공급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GS칼텍스 제공] |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역시 화이트바이오를 신성장 동력 중 하나로 보고, 적극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다. 최근 로레알그룹과 MOU를 맺을 당시 허 사장은 “연구개발 및 생산역량을 활용해 친환경 리더십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 전망도 밝다. 시장조사업체 어드로이트 마켓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화이트바이오 시장은 2019년 2378억달러(약 300조원)에서 연평균 10% 성장해 2028년에는 5609억달러(약 70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한편 업계 경쟁사인 HD현대오일뱅크도 화이트바이오를 미래 먹거리로 키우고 있어 주목된다. HD현대오일뱅크는 올해 준공을 목표로 충남 대산 공장 1만㎡ 부지에 연산 13만t 규모의 바이오디젤 제조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내년까지 대산 공장 내 일부 설비를 수소화 식물성 오일 생산설비로 바꾸는 등 2030년까지 연산 100만t 규모의 화이트바이오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울산콤플렉스(CLX)에 바이오항공유(SAF) 생산 설비를 구축할 예정이다.
yeongda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