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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담대 금리 상승에 ‘영끌족’ 불안 높아지는데…증권가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 왜? [투자360]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7월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4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향후 금리 향방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은행들이 자금 조달을 위해 시장에서 발행하는 채권 금리가 줄줄이 오르는 탓에 시장 금리가 상승 압박을 받으며 당분간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하단이 연 4% 선 밑으로 떨어지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반면, 증권가를 중심으로는 기준 금리 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종료됐다는 데 무게를 실으며 피벗(Pivot·금리 인하) 개시 시점 찾기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특히 몇몇 증권사들은 연내 금리 인하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기준금리 동결에도 주담대 금리 ↑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4일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4.34~6.99%로 집계됐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4.03~6.16%로 나타났다. 지난달 20일 기준 변동형 주담대 금리가 연 4.21~6.19%, 고정형 주담대 금리가 연 4.06~6.00%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금리 상·하단이 최근 모두 상승 추세를 보인 것이다.

이는 주담대 고정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는 5월 초 3.961%에서 6월 초 4.093%, 지난 12일 기준 4.305%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변동금리와 연동되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도 지난 5월 3.56%로 전달 대비 0.12%포인트 상승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새마을금고 사태로 인해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은행채 발행 역시 증가함에 따라 시중 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면서 “오는 26일 예정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적으로 ‘베이비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예상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가, 연말까지 現 수준 기준금리 유지 관측 대세

증권가에선 한은 금통위가 현 수준의 기준금리를 적어도 연말까지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편이다.

금통위원 6명 모두 기준금리를 3.75%로 추가로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열어 놓아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 것은 변수다. 다만, 지난 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7% 수준까지 둔화한 데다, 새마을금고 사태 등 금융 불안과 경기 상황을 고려했을 때 현실화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윤지호 BNP파리바 연구원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과 전세대출 상환 문제 등 금융 안정 위험으로 한은의 매파적 발언이 실제 올해 금리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한은이 올해 남은 세 차례 회의(8·10·11월)에서 기준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고 내년 초에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기존의 의견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BNP파리바는 한은이 내년에 3분기까지 0.25%포인트씩 네 차례 인하해 기준금리를 연 2.5%로 낮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은 이번 금통위를 보면서 기준금리 인상은 사실상 끝났으며, 올해 말 금리 인하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내년 상반기 물가상승률을 2.5%로 예상하는 한은 입장에서 보면 연말 전후 금리 인하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삼성증권과 KB증권은 각각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내년 1분기, 2분기로 예상했다.

10·11월 기준금리 인하 개시 가능성 솔솔

연내 금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될 것이란 의견도 증권가에선 제기된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망한다”며 “미국 통화정책 움직임과 국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점검하면서 연말에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공공요금 인상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있으나 물가 상승기여도가 큰 식품과 외식 서비스 물가 상승 둔화로 연말까지 물가상승률은 평균 2%대에서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은 연준이 금리 인상을 마무리하고 내년 물가 안정화 신호가 분명해지면 금리 정상화 차원의 인하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며 올해 11월 한 차례 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도 “세계 각국이 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 불안과 씨름하고 있어 통화완화를 촉발한다”며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외국계 증권사도 이 같은 시각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노무라는 최신 보고서에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연준보다 일찍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코노미스트 소날 바르마가 주도한 보고서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2.5%가 한국이 중국 다음으로 먼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그 뒤를 인도네시아(30.9%), 필리핀(29.8%), 인도(6.8%)가 따랐다.

이에 따라 노무라는 한국은행이 오는 10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고, 연말까지 추가로 0.25%포인트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보고서는 “한국은행이 연준의 정책 기조에 여전히 민감한 것으로 보이지만 국내 (성장) 요인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며 이창용 총재가 원화 약세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크게 감안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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