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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中·日 전문가 “한국 뮤지컬은 탄탄한 스토리·배우들 실력이 강점” [K-뮤지컬 시대]
탄탄한 스토리와 메시지
뛰어난 실력의 배우들 강점
뮤지컬 ‘마리 퀴리’에 출연했던 배우 이봄소리(왼쪽부터), 김소향, 김히어라. [연합]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지난 20년 동안 한국 뮤지컬은 엄청나게 센스가 좋아졌어요. 이건 한국 뮤지컬의 역사에 남을 만한 성장이에요.”

100여 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일본 최고의 가극단 다카라즈카의 나카무라 카즈노리 이사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30년 전 한국을 처음 방문한 이후 해마다 10여 차례 이상 방한하며 한국 뮤지컬의 성장을 유심히 지켜봐 왔다.

나카무라 이사는 “한국 뮤지컬 시장은 그간 라이선스 작품을 주로 해오며 연출, 안무 등 역량 있는 해외 창작진과 협업, 이들의 노하우를 한국만의 것으로 만들어 창작 뮤지컬의 성장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한국 뮤지컬 산업이 전환점을 맞은 것은 2001년이다. 국내 1호 라이선스 뮤지컬인 ‘오페라의 유령’이 장장 7개월의 공연을 하며 무려 24만 관객을 모은 해다. 이후 20여년 간 라이선스 뮤지컬 기반으로 한 대극장 작품이 줄줄이 흥행에 성공했고, 최근에는 창작 뮤지컬 제작이 활발해지며 K-뮤지컬의 토대가 마련됐다.

전문가들은 한국에 대해 중국과 일본 시장의 활발한 진출로 아시아 뮤지컬 시장을 주도하는 나라로 성장했다고 본다. 특히 K-팝, 드라마, 영화의 성공으로 뮤지컬에 대한 해외 시장에서의 관심이 높다.

이유리 서울예술단 단장 겸 예술감독은 “풍부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진취적이고 맹렬한 창작 욕구, 민간 프로듀서들의 개척적인 행보, 창작 뮤지컬을 사랑하는 관객과 뛰어난 실력의 배우들이 한국 창작 뮤지컬의 성장을 일궜다”고 말했다.

다카라즈카 극단의 나카무라 카즈노리 이사 [예술경영지원센터 제공]

나카무라 이사도 “일본에선 한국 뮤지컬이 굉장히 인기 있고 트렌디한 콘텐츠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공연제작사 하오시정보기술 유한회사의 웨이 쟈이 대표 역시 “중국 관객들은 한국 문화에 대해 굉장히 익숙하고 K-드라마, 영화를 통해 한국에 대해 상당히 많이 알고 있어 자연스럽게 뮤지컬에도 관심이 높아졌다”며 “특히 중국의 젊은 세대가 한국의 아이돌 그룹을 좋아하다 보니 이들이 출연하는 뮤지컬이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해외 창작자들이 말하는 한국 뮤지컬의 강점은 탄탄한 스토리텔링과 메시지에 있다. 브로드웨이에서 출발한 대부분의 뮤지컬은 달콤한 사랑 이야기, 긍정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밝은 코미디가 많은 반면 한국 뮤지컬은 진지하고, 사회 비판적·풍자적인 내용, 무겁고 묵직한 이야기가 많다는 특징이 있다.

수 프로스트 미국 정크야드 도그 프로덕션 프로듀서의 뮤지컬 ‘멤피스’는 곧 국내 개막을 앞두고 있다. 그는 “한국은 층간소음이나 좀비가 온 세상 등 독특한 아이디어를 가진 작품이 많고, 그 중에서도 가능성이 있는 콘텐츠를 여러 편 봤다”고 말했다.

수 프로스트 미국 정크야드 도그 프로덕션 프로듀서는 “30년 전에는 해외 시장에서 배우는 사람들이었던 한국 관계자들이 이제는 브로드웨이를 두드릴 만큼 발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2007년 처음 한국에 방문, CJ ENM과 한국 영화를 뮤지컬화하는 방법을 연구하며 국내 뮤지컬 업계와 인연을 맺었다. 브로드웨이 리그 이사회 멤버이기도 한 수 프로스트의 작품인 뮤지컬 ‘멤피스’는 곧 국내 개막을 앞두고 있다. 수 프로스트 프로듀서는 “이번에 와서 보니 층간소음이나 좀비가 온 세상 등 독특한 아이디어를 가진 작품이 많고, 그 중에서도 가능성이 있는 콘텐츠를 여러 편 봤다”고 말했다.

한국 뮤지컬 ‘엑스칼리버’를 수입, 일본 현지에서 개막을 앞둔 다카라즈카 극단의 나카무라 이사는 “과거 한국 뮤지컬은 오락성이 강했는데, 점점 탄탄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다양한 설정, 현실과 가까운 이야기를 하는 작품이 늘었다”고 말했다.

한국 배우들의 역량은 전 세계에서 공통적으로 꼽는 강점이다. 배우들의 노래와 연기 실력이 작품의 질을 높이는 요소라는 데에 입을 모은다.

수 프로스트 프로듀서는 “배우들의 재능이 뛰어나다. 목소리에 힘이 있고, 열정적으로 일을 하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나카무라 이사도 “빅넘버를 부르는 한국 배우들의 뛰어난 실력이 일본 관객들에게 엄청난 매력을 준다”고 말했다.

웨이 쟈이 대표도 “한국은 가수, 음악, 배우 등의 수준이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이고, 한국 뮤지컬은 주제도 글로벌화 돼있다”며 “중국의 뮤지컬 시장은 한국의 10~20년 전과 비슷해 (현지에선) 한국 시장을 공부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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