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로보틱스 세계 최다 제품군 보유
중국 1000만원 미만 협동로봇 생산
시장 성장으로 한중일 업체 경쟁 치열해질 전망
공작기계 보조작업을 하고 있는 두산로보틱스 협동로봇.[두산 제공] |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에서 한중일 주요 기업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덴마크 유니버셜로봇이 업계 1위 자리를 확고히 지키고 있는 가운데 2위 자리를 놓고 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한국의 두산로보틱스는 제품 라인업 확대와 함께 투자금 확보를 위한 기업공개(IPO)에도 주력하는 상황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로봇 업체인 화낙은 기반하중(로봇이 들어 올릴 수 있는 최대 무게) 50㎏의 협동로봇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 협동로봇의 최대 기반하중(25㎏)보다 2배 높은 성능이다.
화낙은 지난 5월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자동화기술 솔루션 박람회 ‘오토메이트 2023’에서 기반하중 50㎏의 협동로봇을 전시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협동로봇의 기반하중은 5~10㎏이다. 하지만 최근 물류서비스 등에서 협동로봇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무거운 물건을 한 번에 옮길 수 있는 제품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화낙은 기존 25㎏, 35㎏에 더해 50㎏ 제품까지 개발했다. 화낙의 협동로봇 제품군은 4㎏부터 50㎏까지 총 11개다.
일본 화낙의 협동로봇 라인업. [화낙 홈페이지 캡처] |
두산로보틱스도 라인업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4월 신제품 E시리즈를 출시하며, 전세계 협동로봇 기업 중 가장 많은 13개의 제품군을 보유하게 됐다.
제품 라인업을 공격적으로 늘리면서 판매량은 증가하고 있다. 두산 관계자는 “올해 5월 누적 협동로봇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늘었다”고 말했다. 현 추세가 이어진다면 3년 연속 판매량 1000대를 돌파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중국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고 있다. 중국의 대부분 협동로봇 기업들은 1000만원 미만의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 협동로봇 가격이 최소 1000만원을 넘는 것과 대조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은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저가 라인업을 많이 확보하고 있다”며 “중국 저가 제품들은 정밀한 작업을 수행하지 못하는 단점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은 덴마크 유니버셜로봇이 약 40%의 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화낙과 대만 테크맨, 중국 아우보, 두산로보틱스가 2위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2위 화낙(8%)과 5위 두산로보틱스(5%) 간 점유율 격차는 불과 3%포인트에 불과하다.
중국 아우보의 협동로봇. [아우보 홈페이지 캡처] |
시장 성장으로 업체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 규모는 지난해 6600억원에서 2026년 1조9300억원 규모로 연평균 27%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 추세가 이어지면서 생산 현장에서 사람 대신 일할 수 있는 협동로봇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데 따른 결과다.
두산로보틱스는 2위 자리를 차지하고자 해외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한다. 국내 협동로봇 시장이 중국, 일본에 비해 미미한 만큼 해외 시장 공략을 통해 매출을 대폭 늘리겠다는 의도다. 현재 두산로보틱스 매출 중 약 70%가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해 북미 법인을 구축한 데 이어 올해 하반기에는 유럽 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투자금을 확보하고자 IPO에도 속도를 낸다. 두산로보틱스는 연내 상장을 위해 올해 6월 IPO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두산로보틱스 기업 가치를 1조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
yeongda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