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현지 법인, 맥쿼리 고위 인사로부터 폭넓은 자문
“인수 성공 시 미국 시장 진출 교두보 될 것”
미국 알라바마에 위치한 오스탈 법인. [오스탈USA 홈페이지] |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한화그룹이 호주 방산업체인 오스탈(Austal)에 대한 인수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글로벌 투자은행(IB)인 맥쿼리와 접촉을 시작했다. 오스탈은 미 해군에 군함 등을 납품하는 업체다. 이번 인수가 실제 성사될 경우 한화 방산부문의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 현지법인 주요 인사들은 최근 맥쿼리캐피탈 소속 고위 임원으로부터 이번 건과 관련 법적요건 등 폭넓은 자문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호주에 본사를 둔 맥쿼리는 세계적인 금융그룹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1988년 설립된 오스탈은 글로벌 선박 및 특수선 건조 업체다. 서호주 지역과 미국 알라바마 현지에 조선소를 두고 있으며, 미군 등으로부터 굵직한 방산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오스탈은 분식회계 등 부정 의혹이 불거지면서 기업 이미지에 막대한 타격을 입은 상황이다. 미국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이에 대한 전방위 수사에 나섰고, 최근에는 회계사기 등의 혐의로 미국 검찰에 임원진 3명이 기소되기도 했다. 여기에 실적 부진 상황까지 이어지면서 결국 시장에 매물로 나오게 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호주 상장사인 오스탈의 시가총액이 현재 약 6000억원 규모로, 다른 글로벌 방산업체에 비해 인수 금액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미국 시장 진출 등 추가적인 프리미엄까지 고려하면 매력적인 매물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호주의 인수·합병(M&A) 규정상 상장사 주식은 단일 주주가 20% 이상 지분을 보유하지 못하고 이를 초과해 보유하려면 공개매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번에 한화 측이 맥쿼리 고위 인사와 접촉한 것도 이러한 내용 등을 파악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지난 5월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성공한 한화그룹은 오는 2030년까지 세계 방산 10위권의 육해공 글로벌 종합방산기업이자 ‘한국판 록히드마틴’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한화방산 부문은 유럽·동남아 등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미국 시장에서는 별다른 실적을 올리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번 인수가 현실화할 경우 미국 시장에 직접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화 관계자는 “(이번 건과 관련) 결정된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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