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네 차례 연속 기준금리 동결 결정 배경으로 물가상승률 반등 가능성과 가계부채 상황을 언급했다. [한국은행 제공]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한국은행이 4연속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가운데 물가상승률 반등 가능성과 주요국 통화정책 차별화·가계부채 흐름을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5월 금리 동결 배경엔 물가 수준이 목표 수준을 상회할 가능성만 설명했지만 이번엔 다른 변수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13일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물가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8월 이후에는 다시 3% 내외로 높아지는 등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주요국의 통화정책, 가계부채 흐름 등도 지켜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고 했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반등한 데다 새마을금고 사태 등으로 금융 안정 상황에 변화가 생기면서 관련 내용을 추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경기에 대한 판단은 ‘성장세 둔화 지속’에서 ‘성장 부진 완화’로 방향을 틀었다. 금통위는 “국내경제는 수출 감소세가 둔화되면서 성장 부진이 다소 완화됐다”며 “고용은 예상보다 높은 취업자수 증가세가 이어지는 등 전반적으로 양호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향후 전망과 관련해서도 5월과 달리 ‘불확실성이 높다’는 문구가 삭제되고, 연간 성장률 전망도 유지됐다. 금통위는 “앞으로 국내경제는 소비가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IT 경기부진 완화 등으로 수출이 개선되면서 성장세가 점차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성장률은 지난 5월 전망치(1.4%)에 부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한국은행 제공]

물가 전망은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가 연간 전망치를 상회할 것이란 분석을 추가했다. 근원물가는 하반기에도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지만, 누적된 비용인상 압력, 양호한 서비스 수요 지속 등으로 올해 연간 상승률이 지난 전망치(3.3%)를 소폭 상회할 것이란 설명이다. 소비자물가상승률 연간 전망치(3.5%)는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봤다.

새마을금고를 비롯한 비은행부문의 리스크도 언급돼 눈길을 끌었다. 금통위는 “금융·외환시장에서는 주요국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 변화 등에 영향 받아 원/달러 환율이 상당폭 등락하고 국고채 금리가 상승하는 가운데 일부 비은행부문의 리스크가 증대됐다”며 “주택가격은 수도권이 상승 전환하였고 지방은 하락폭이 크게 축소되었으며, 가계대출은 주택관련대출을 중심으로 증가규모가 확대됐다”고 했다.

향후 금리 운용 방향은 비슷한 기조를 유지했다. 금통위는 “국내경제는 성장세가 점차 개선되는 가운데 물가상승률이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상당기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