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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여정, 첫 ‘대한민국’ 언급…태영호 “김 씨 남매에게 공개질의해야”
北, 최근 ‘입경’ 대신 ‘입국’ 표현 쓰기도
기본합의서 이후 ‘특수관계’ 전환 가능성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최근 잇단 담화를 통해 미국의 정찰활동과 이를 반박한 한국 군 당국을 싸잡아 비난하면서 남측을 향해 ‘대한민국’이라고 표현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미국의 정찰활동과 이를 반박한 한국 군 당국을 싸잡아 비난하면서 남측을 향해 ‘대한민국’이라고 표현해 주목된다.

김 부부장은 10~11일 발표한 2건의 담화에서 ‘《대한민국》의 군부’, ‘《대한민국》의 군부깡패들’, ‘《대한민국》의 합동참모본부’, ‘《대한민국》 족속들’이라는 표현을 썼다.

통일부는 “이번 김여정의 두 차례 담화와 같이 대남 비난 메시지 차원에서 ‘대한민국’을 언급한 것은 최초”라고 밝혔다.

이전까지 북한이 ‘대한민국’ 또는 ‘한국’이란 표현을 사용한 것은 남북정상회담을 비롯한 회담이나 남북합의문, 그리고 인용 등 극히 제한적인 경우뿐이었다.

북한은 그동안 김 부부장 담화를 포함해 남측을 지칭할 때는 주로 ‘남조선’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왔다.

남북 회담이 열릴 때도 쌍방은 ‘남한’과 ‘북조선’을 중심으로 한 ‘북한’과 ‘남조선’ 대신 ‘북측’, ‘남측’이란 표현을 쓰는 게 관례였다.

이는 남북관계에 대해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관계’라고 명시한 남북기본합의서 정신을 반영한다는 취지에 따른 것이었다.

그런데 북한은 2019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한반도정세가 악화되면서 남북관계도 점차 국가 대 국가의 관계로 간주하려는 인식을 보여왔다.

최근에는 과거 통일부와 함께 남북채널의 한축인 ‘통통라인’을 구축했던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와 대남담당 비서 직책이 모습을 감추기도 했다.

북한이 이달 초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측의 고(故) 정몽헌 회장 20주기를 맞은 방북 추진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외무성을 전면에 내세운 것 역시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당시 외무성은 “금강산 관광지구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영토의 일부분이며 따라서 우리 국가에 입국하는 문제에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평화위)는 아무러한 권한도 행사할 수 없다”며 그동안 남북관계에서 ‘출·입국’이 아닌 ‘출·입경’ 개념에 따라 사용해 온 ‘입경’이 아닌 ‘입국’이란 표현을 의도적으로 쓰기도 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은 이미 한국 역시 민족적 시각에서 보는 게 아니라 다른 국가와 같은 방식으로 보겠다는 입장을 가져왔는데 김 부부장 담화를 통해 이를 더욱 노골적으로 가시화한 것”이라며 “북한이 남북 특수관계 자체를 저버렸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국가 대 국가 관계에 무게를 둔다는 것은 명확해졌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김 부부장이 조부 김일성 주석과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마저 지킨 남북 특수관계 대원칙을 국가 대 국가의 관계로 변경하려는 것인지 공개질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태 의원은 “북한이 남북관계를 민족에서 국가 간 관계로 변경시키려 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되는 정황이 연일 발견되고 있다”며 “북한이 남북관계를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특수관계가 아닌 국가관계로 변경하려 한다면 남북기본합의서가 채택된 후 30여 년 간 유지돼 온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관계가 근본적으로 뒤집히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도 그에 대응한 입법, 제도적 대응을 준비해야 한다”면서 “통일부는 김 씨 남매에게 신속히 공개 질의서를 보내 김일성, 김정일도 지켜온 남북관계의 틀을 바꾸려고 하는 것인지 명백히 입장을 밝히도록 공개적으로 촉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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