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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시도 ‘불황의 그늘’…상반기 유상증자 작년보다 67% 줄었다 [투자360]
[망고보드]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올해 상반기 기업들의 유상증자 규모가 전년 대비 70%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2차전지 등 특정 종목만 오르는 장세에 유상증자를 시도하다가 도중에 포기하는 사례도 속출했다. 유상증자는 시장에 풀리는 주식 수가 늘어 지분 가치가 희석되기 때문에 통상 악재로 인식된다. 하지만 확보한 자금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1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197개사(유가증권시장·코스닥·코넥스)는 유상증자를 통해 7조143억원을 조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21조1393억원)보다 무려 66.8% 감소한 수준이다. 증자한 회사 수도 10% 줄었다. 2020년 상반기(약 3조9000억원) 이래 반기 기준 최저치다.

상장사 유상증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코스피 지수가 3000을 넘은 2021년 당시 하반기 상장사 유상증자 금액은 23조2598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이 금융시장을 덮치자 증시는 3년만에 상승세가 꺾이기도 했다.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길도 순탄치 않아 지난해 하반기 유상증자 8조원대로 감소, 6개월만에 약 1조원이 더 줄었다.

올 상반기 유가증권시장 증자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75.4% 감소한 4조1918억원에 그쳤다. 코스닥시장 기업의 증자액은 2조769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7% 줄었다. 배정 방식으로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3조9744억원으로 전체의 56.7%를 차지했다. 반도체·2차전지 등 특정 섹터에 속하지 않은 경우, ‘강세장’ 수혜를 누리기 쉽지 않았던 셈이다. 주가 부진이 계속되자 올 5월 들어서 유상증자를 포기하거나 도중에 연기하는 사례도 속출했다.

회사채를 통한 자금길도 쉽지 않았다. 회사채 훈풍도 우량 등급에나 해당되는 얘기였다. 올 상반기 BBB등급 이하 하이일드 채권의 발행금액은 9094억원으로 전년대비 56% 급감했다. 전체 공모채 시장이 크게 성장했으나 AA등급 이상의 우량채 위주로 자금조달이 이뤄진 셈이다. 수요예측 미매각은 BBB등급 이하에서만 2건 발생했다.

유상증자는 통상 주가에 악재로 인식되지만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은 피해갔다. 올 상반기 가장 큰 규모(2조1413억원)로 증자했지만, 한화 인수 후 사업 기대감이 주가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는 5개 계열사가 출자한 유상증자 자금으로 한화오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 밖에도 롯데케미칼(1조2155억원), 피엔티(150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한편, 기업들이 자기자본으로 주주에게 주식을 지급하는 무상증자 주식 수는 올 상반기 6억3058만 주로 전년 동기 대비 25.4% 증가했다. 1억2829주를 무상증자한 위지윅스튜디오 등 상위 5개사가 전체 증자 주식 수의 62.7%를 차지했다.

무상증자는 새로 발행하는 주식을 주주에게 무료로 나눠주는 것으로, 대표적인 주주환원책에 속한다. 다만 무상증자 발표 이후 주가가 과하게 급등하는 사례도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최근 들어 일부 상장사들이 유상증자와 소규모 무상증자를 동시에 시행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어 ‘눈속임’에 주의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fo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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