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중국산 제품 프리미엄 견조히 유지되며
OCI 제품 판가 하락폭 미미…“수익성 충분”
OCI 말레이시아 폴리실리콘 공장 [OCI홀딩스 제공] |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태양광 핵심 기초소재인 폴리실리콘 가격이 지난해 고점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급락하면서 태양광 시장 분위기가 위축되고 있다. 다만 비중국산 제품에 대한 프리미엄은 되레 굳건해지고 있어 OCI에는 타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글로벌 가격 하락이 오히려 OCI의 시장 협상력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분석까지 내놓고 있다.
6일 태양광 시장 조사업체 PV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달 넷째 주 폴리실리콘 평균 가격은 ㎏당 7.7달러로 한 달 전(13.5달러)보다 43% 하락했다. 이는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진 8달러를 밑도는 연중 최저치로 지난해 8월 약 38달러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80% 가까이 떨어졌다.
폴리실리콘 가격은 올해 1분기만 해도 최고 28.8달러를 기록하는 등 20달러 선을 상회했지만 공급과잉 문제가 표면화되면서 한 자릿수로 추락했다. 하반기에도 6~8달러 선에서 횡보할 것으로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이러한 가격 흐름은 중국 등 폴리실리콘 업체가 신규 생산 설비를 급격히 늘린 영향이 크다. 글로벌 태양광 수요가 늘고 있지만 그보다 많은 공급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홍역을 앓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작년 한 해에만 35만5000t 규모의 폴리실리콘 설비 증설이 이뤄졌고 올해와 내년 계획된 증설 물량도 각각 105만5000t, 59만t으로 추산된다. 한 해 글로벌 수요인 약 90만t을 훌쩍 넘는 물량이다. 당분간 바닥권에서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다만 OCI의 상황은 사뭇 다르다. 일단 고순도 폴리실리콘 생산으로 저순도 제품과 가격 차가 벌어져 있는 데다 미국이 중국 신장 지역에서 생산한 제품의 수입을 규제하는 위구르 강제노동방지법을 시행하면서 비중국산 폴리실리콘에 대한 수요가 늘어 중국산 대비 비싼 값에 판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OCI가 현재 생산하는 폴리실리콘 가격은 ㎏당 25달러 이상으로 추정된다. 시장 전반의 가격 약세 영향을 받았지만 하락 폭은 크지 않았다. OCI 측은 충분한 수익성을 확보할 만큼의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OCI는 말레이시아에서 폴리실리콘을 생산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혜택을 받기 위해서도 중국산 폴리실리콘을 사용하는 데에는 제약이 있어 비중국산 제품에 대한 프리미엄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현재 폴리실리콘 가격 수준으로는 중국 등 저가 폴리실리콘 업체가 공급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한다. 이에 가동 축소, 설비 증설 지연 등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상황 변화가 OCI 입장에서는 반등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태양광 모듈 캐파(생산능력)가 올해 250㎿에서 2024년 1GW까지 증대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때 필요한 폴리실리콘 수요 등을 흡수하는 과정에서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비중국산 프리미엄이 견고해 중국 업체 대비 높은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다”며 “말레이시아에 3만t 증설을 끝내는 시점에는 폴리실리콘 시장 내 지배력이 한 단계 높아져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OCI의 말레이시아 공장 생산량은 연 3만5000t 수준으로 2024년까지 3만t을 추가 증설할 계획이다.
OCI홀딩스 관계자는 “중국산 제품 가격 하락이 이제는 저점일 것으로 보이고 중국산 제품 가격 형성과 무관하게 프리미엄을 충분히 적용받고 있어 수익성 면에서 큰 영향은 없다”며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하지만 시장 흐름은 우호적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eh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