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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근 빼먹은 '검단아파트', 재건설 비용 1조원?…"물가 오르고, 철거비도 들어"
인천 서구 검단아파트 건설현장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현장 내부모습 [국토교통부 제공]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GS건설이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가 발생한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단지 전체를 전면 재시공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부담 비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물가가 상승해 공사비가 높아진데다, 철거비용까지 고려하면 1조원에 가까운 돈이 들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5일 해당 아파트 건설현장에 대한 건설사고조사위원회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은 보 없이 기둥이 직접 슬래브를 지지하는 무량판 구조로 설계됐다. 이에 따라 지하주차장에 세워지는 기둥 전체(32개)에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보강하는 철근이 필요했는데, 설계상 철근은 17개 기둥에만 적용됐다. 설계부터 부실했던 것이다.

이 아파트 설계는 유선엔지니어링건축사무소 공동수급체가, 감리는 목양종합건축사사무소 공동수급체가 맡았다. 그럼에도 감리는 설계 도면을 확인·승인하는 과정에서 이런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GS건설은 시공 단계에서 그나마 설계 상 넣도록 돼 있었던 철근마저 빼먹었다. 조사위가 기둥 32개 중 붕괴로 인해 확인이 불가능한 기둥을 제외한 8개를 조사한 결과, 4개의 기둥에서 설계서에서 넣으라고 한 철근이 누락된 사실이 확인됐다.

지하주차장 기둥 32개 전부에 철근 보강이 있어야 하는데, 최소 19개(60%) 기둥에 철근이 빠진 것이다.

온라인 상에서는 GS건설의 부실공사를 비판하며 '순살자이'라는 표현이 나오고 있다. 뼈가 없는 순살 치킨처럼 뼈대가 없는 건물이라는 뜻에 GS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자이'를 붙인 것이다. 조사위 조사 결과 그같은 비판이 어느 정도는 사실이었음이 드러난 것이다.

사고조사위 발표 직후 GS건설은 "조사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며 시공사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검단 아파트 단지 전체를 재시공하고 입주 지연에 따른 보상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1666가구 대단지 전면 재시공…입주민 보상금에 금융 이자까지
홍건호 건설사고조사위원장(호서대 교수)이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 특별점검 및 위원회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

GS건설은 LH로부터 이 공사를 2010년 11월 2773억원에 수주했다. 공사비 자체는 16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해당 단지는 총 17개동, 1666가구에 달하는데, 총 964가구 규모 아파트가 상당 부분 건설돼 10월 완공을 앞두고 있었으며 바로 옆 블록에도 702가구 규모 아파트를 건설 중이었다. 공사비의 상당 부분이 이미 투입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공사가 상당 부분 진행됐던 만큼 철거 비용도 상당할 전망이다.

최근 2~3년간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가 급등, 공사비가 크게 늘어난 점도 감안해야 한다.

또 입주를 미뤄야 하는 입주민에 대한 보상비, 최소 4년 이상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철거 및 재시공을 위한 공사비 조달 등에 따른 추가 금융 비용 발생도 포함해야 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5월 보고서에서 입주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범위를 기 납부한 입주금에 대한 연체 이자로 한정해도 월 15억8천만원, 한해 약 190억원이 발생한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GS건설의 재시공 부담 비용이 1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일각에서 나온다.

다만 공사 중 붕괴사고로 전면 재시공한 광주 화정아이파크의 공사비가 3700억원 규모인 점을 감안하면 1조원은 지나치게 높게 추정된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GS건설의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1분기 GS건설의 영업이익은 약 1590억원이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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