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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마침내 삼성과 LG가 TV 시장에서 손잡았다.”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탑재한 TV를 내놓는다. 삼성전자는 OLED TV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힐 수 있고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패널 시장의 활로를 새롭게 모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두 기업의 시너지 확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5일 삼성전자는 자사 TV 카탈로그를 통해 LG디스플레이 패널이 들어간 83인치 OLED TV 출시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출시 시점과 가격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지만, LG디스플레이의 패널을 탑재할 것이란 점은 공식화됐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83인치 OLED 4K TV를 새롭게 추가했는데, 83인치 OLED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생산하지 않고 LG디스플레이가 W(화이트)-OLED 이름으로 단독 출시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2021년 12월 삼성 TV에 LG디스플레이 패널을 사용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가격과 물량에 대한 세부적인 논의를 하던 두 회사는 지난해 가격을 비롯해 삼성전자와 LG그룹 계열사간 관계에 따른 추가 논의가 진행되면서 막판에 거래가 깨진 바 있다. 이후 대형 OLED 시장에서 새로운 공급처를 모색하던 LG디스플레이와 소비자 선택의 다양성을 고민하던 삼성전자 사업부의 내부 요구가 맞아떨어지면서 최종 공급이 올해 성사됐다는 후문이다.
다만 이번 공급에 따른 LG디스플레이의 수혜는 다소 제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에 OLED 패널을 공급하지만, 물량은 많지 않은 20만대 내외로 전해진다. 그러나 이번 거래로 인해 실적 악화에 시름하던 LG디스플레이에 다소 숨통이 틔었다는 분석이다. LG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4분기말 -12%에서 올해 1분기말 -24.9%까지 떨어진 바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LG디스플레이가 미래 먹거리로 삼은 대형 OLED 패널 수요 부진이 지속된 까닭이다. 차입으로 운영자금을 조달하면서 1분기 말 순차입금 비율은 126.2%까지 높아졌다.
현재 삼성 OLED TV에 들어가는 QD(퀀텀닷)- OLED 패널 수율을 삼성디스플레이는 90%선까지 끌어올린 상태다. 업계에선 QD-OLED TV 수가 지난해 44만대에서 올해 약 106만대 정도로 늘어나고, W-OLED TV는 올해 634만8000대가 출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공급으로 W-OLED TV 출하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동맹 덕분에 글로벌 TV 시장 1위인 삼성전자의 협상력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액정표시장치(LCD) 기반의 QLED TV를 프리미엄 제품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그러나 이로인해 LCD 시장을 장악한 중국 기업들로부터 가격 협상력을 잃고 있다는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된 바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 패널 뿐 아니라 LG디스플레이의 W-OLED를 공급받고 관련 시장을 확대하게 되면서 삼성전자의 TV 시장 협상력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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