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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장품도 의류도 OEM·ODM 전성시대…“브랜드 이름 값은 글쎄” [투자360]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화장품과 의류 업종에서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ODM(제조자개발방식) 기업들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대형 브랜드를 운영하는 기업들의 주가는 경쟁 심화와 수요 둔화 우려에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화장품 ODM 기업인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주가는 6월 한 달간 17.02%, 16.98% 올랐다. ODM은 제작사가 자체 개발한 제품을 고객사에 제안한 후 주문을 받아 완제품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반면, 대형 브랜드를 보유한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각각 6.60%, 12.90% 하락해, 화장품 업종 내에서도 양분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업체별로 주가 흐름이 상이한 모습은 의류 산업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제품을 수주받아 생산하는 영원무역 주가는 한 달 새 43.49% 뛰었고, OEM·ODM 기업인 한세실업도 34.82% 상승했다. 반면, F&F는 7.57% 하락했고, 한섬은 0.65% 상승에 그쳤다.

증권사의 목표주가 변경 방향성도 크게 엇갈리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5월 이후 코스맥스는 하향 리포트는 단 한 건도 없었고, 상향 리포트가 11건 나왔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하향 리포트가 7건이었다. 영원무역 역시 상향 리포트만 8건이었고, F&F는 하향 3건과 상향 1건에 그쳤다.

화장품 브랜드사의 주가가 하락한 원인으론 산업 내 경쟁 심화가 꼽힌다. 중소형 화장품 업체가 대거 등장했고, 한한령의 여파로 대형 브랜드사의 중국 내 매출이 크게 줄어들었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2012년 화장품 수출에서 대형 2사(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가 차지하는 비중은 80%에서 지난 1분기 35%까지 감소했다. 반면 중소형사 화장품 점유율은 20%에서 65%까지 상승했다.

반면 ODM 업체는 중소형사의 약진으로 수혜를 고스란히 받고 있다. 중소형 브랜드사는 자체 생산 시설 및 유통 채널이 없어 생산을 위탁하기 때문이다.

정소연 교보증권 연구원은 “대형 브랜드사는 통상적으로 제조 공장을 자체 보유하고 일부 물량을 위탁 제조하는 반면 중소형 브랜드사는 자체 생산 시설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중소형 브랜드가 K뷰티 제2의 전성기를 주도하며 ODM 산업이 직접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류 브랜드 기업 주가는 수요 둔화 우려에 짓눌리고 있다. 지난해 리오프닝에 따라 올해 실적의 기저 부담이 커졌고, 해외 소비가 증가한 점 역시 부담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F&F의 2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1개월 이내 추정치를 합산했을 때 1153억원으로 6개월 이내 추정치(1230억원)보다 6% 넘게 줄어들었다.

반면, 미국 등 선진국에 제품을 수출하는 OEM·ODM 업체들은 고객사가 재고 확충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공급망 차질,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소비 위축으로 재고 과잉 문제에 시달리던 고객사가 다시 회복 시그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오지우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의류 업체의 전년 대비 재고자산 추이가 증가 폭을 줄여 나가거나 감소세로 전환하고 있다”며 “구조조정, 매장 효율화 등에 힘입어 2분기부터는 흑자 전환도 점쳐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작년까지는 해외 소비라는 한 축이 막혀있었고 반대급부로 다른 축의 소비 지출이 수준 이상으로 증가한 해”라며 “이 점이 내구재 소비에 부담을 주는 만큼 국내 럭셔리, 패션 관련 소비재보다는 미국 패션 재고조정 사이클에 관심을 두는 것이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ey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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