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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임준공형 신탁 대주단도 리스크 부담
금융위·신탁회사, 가이드라인
신탁종료 뒤 금융사 손해배상

부동산신탁회사가 돈을 빌려주는 대주단과 책임준공형 신탁계약을 체결할 때 리스크를 대부분 신탁회사가 떠안는 현행 구조에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신탁회사의 경쟁이 치열해지며 책임준공형 신탁이 늘어나는 와중에 부동산 경기가 급격히 가라앉자 신탁회사의 부실이 위험한도를 초과하고 있다는 우려에 제도 개선이 추진되고 있다.

30일 헤럴드경제가 단독 입수한 금융위원회 대외비 문건에 따르면 금융위는 최근 신탁회사와 논의를 거쳐 ‘책임준공확약 관리형 토지신탁 업무처리 모범규준’이라는 제목의 책임준공형 신탁 계약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이드라인은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큰 틀에서는 방향이 정해졌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쓰여지는 신탁계약서에 불명확한 내용이 많아 리스크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금융위원회가 구성한 TF(태스크포스)에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신탁사 사업 형태는 통상 사업비를 직접 조달해 건물을 짓는 ‘차입형 토지신탁’과 사업비는 시행사가 조달하지만 시공사의 책임준공을 확약하는 ‘책임준공 확약 토지신탁’ 등 두 가지로 나뉜다.

책임준공형 신탁은 시공사가 공사 중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질 경우 신탁사가 시공사를 교체하거나 채무를 이행하는 방식으로 공사를 마무리하는 방식이다. 이 때 신탁회사는 대출원리금과 지연이자를 전부 갚는 게 일반적이었다.

최근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며 미분양 또는 시공사 부실을 우려한 대주단들은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때 시행사에 책임준공형 신탁 방식의 사업을 요구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 2016년 책임준공 확약 상품이 출시된 이후 신탁업계는 높은 수수료를 받는 책임준공형 신탁을 경쟁적으로 유치하기도 했다.

이 와중에 중소 시공사의 부실이 현실화되며 완공 시기를 지키지 못하는 사업장들이 늘자 부동산신탁사의 부실이 커졌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신탁업자가 대주단과 책임준공 계약을 맺고 난 뒤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지는 경우 손해배상 범위를 대주단이 실제 입게 된 손해에 한정하도록 했다. 가이드라인은 신탁이 종료되고 난 후 금융기관의 손해를 계산해서 손해를 본 부분 만큼만 배상하라는 내용을 담을 예정이다.

한 신탁업계 관계자는 “책임준공형 신탁구조에서 우선수익자인 대주단은 손실의 가능성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면서 “현재와 같은 구조에서 신탁사는 늘어나는 시공사의 부실을 떠안으며 사비를 투입해 대주단의 돈을 매워주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영상 기자

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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