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도 하반기 중고차판매 본격화
현금 50% 시장…상품 다변화 예고
서울 장안평 중고차매매시장에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성우·김지윤 기자] 렌탈 업계가 중고차 시장으로 사업 범위를 확대한다. 올해 하반기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는 국내 완성차 업체에 렌탈 업체까지 가세하면서 대기업 중심으로 사업 구조가 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진환 롯데렌탈 대표는 지난 29일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승용 중고차 시장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하는 동시에 본업인 렌탈·리스의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지금까지 전체 시장의 19%에 국한된 신차 시장에 주력했지만, 중고차 시장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최 대표가 언급한 중고차 시장은 출시 이후 4~8년이 된 국산 승용 자동차가 대상이다. 중고차 딜러에게 매각했던 3년 이상의 장기계약 만료 렌터카를 렌탈 시장에 재투입하겠다는 구상이다. 렌터카 업계 1위인 롯데렌탈의 진출에 따라 렌탈 업계의 중고차 시장 진출도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은 이미 중고차 시장 진출을 선언한 상태다. 현대차그룹이 대표적이다. 올해 하반기 중고차 판매사업을 시작한다. 지난 2020년 중고차 시장 진출을 공식화한 이후 3년 만이다.
현대차그룹 역시 연식이 낮은 ‘5년·10만㎞’ 이내의 신차급 중고차를 판매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경남 양산에 ‘인증 중고차 전용 하이테크센터’를 구축하고, 중고차 통합 사이트도 마련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중고차 경매사업으로 그룹의 중고차 시장 진출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인천 서구 가좌동에 마련한 ‘오토벨 인천센터’는 서울과 경기 북부 지역의 중고차 시장을 겨냥한 전략기지다. 국내 완성차 업체인 KG 모빌리티도 중고차 시장 진출을 추진 중이다.
4~8년차 중고차 시장의 규모는 약 800만대 수준이다. 지난해 국내에 등록된 자동차가 2500만대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31%다.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막혔던 대기업의 시장 진출은 지난 2020년 규제가 풀리면서 해제됐다.
업계는 대기업의 진출로 중고차 시장의 산업 구조가 고도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중고차 시장은 현금을 통한 구매가 절반 이상(50.9%)을 차지하고 있다. 할부 구매는 33.4%, 리스·렌터카는 15.6% 수준이다. 중소·중견 매매상을 통해 거래됐기 때문에 소비자가 대출과 렌탈 서비스를 받기 어려웠다. 시장 규모가 연간 490만대 수준인 신차시장은 현재 현금 구매 20%, 할부 53%, 리스·렌터 27%로 할부와 렌탈이 현금 구매를 압도한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이 중고차 시장에 진입하면 금융과 서비스 부분에서 고객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다만 국산 완성차와 렌탈 업체들이 가세하면서 중고차 시장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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