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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억 입맛에 맞춰라...냉장고에 자물쇠 달아 판다
성장률 연 6~7%, 중산층 증가
프리미엄 가전 수요 꾸준히 늘어
삼성·LG 현지문화 반영 제품 생산

글로벌 가전 업체들이 서로 앞다퉈 눈독들이는 시장이 있다. 바로 ‘인도’다. 14억명이라는 세계 1위 인구를 보유한 대국이자, 중국의 대체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 중산층 확대로 프리미엄 가전 수요가 늘면서, 삼성·LG 등 한국 가전 기업들에 대한 인기도 늘고 있다. 현지 문화를 고려한 특화 가전도 이색 포인트다.

29일 코트라(KOTRA)에 따르면 2018년 109억3000만달러(14조341억원)였던 인도 가전 시장 규모는 2025년 210억3800만달러(27조127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인도의 경제성장률은 연 6~7%대로 중국보다 높다. 최근 경제 성장으로 중산층 비중이 늘어나면서 프리미엄 가전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내수 시장을 형성하는 14억명의 인구도 강점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인도를 잠재성이 높은 시장으로 평가하고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중국 가전 기업들의 영향력이 적은 것이 삼성과 LG에 큰 이점이다. 냉장고, TV 등 주요 가전 시장에서 점유율 1, 2위를 다툴 정도로 인기가 있으며 프리미엄 가전 수요 상승도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할 전망이다.

LG전자는 올해부터 인도 푸네 가전 공장에서 프리미엄 양문형 냉장고를 생산해 현지 공급하고 있다. 기존에는 중저가형 1도어와 2도어 상냉장·하냉동 냉장고만 생산했지만, 프리미엄 가전 수요가 커지면서 새롭게 라인을 증설했다. 이를 위해 올 초 20억루피, 한화 약 310억원을 투자했다.

일각에서는 LG전자가 푸네 공장에서 LCD(액정표시장치) TV 뿐 아니라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까지 생산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LG전자는 인도 OLED TV 시장에서 약 90%의 점유율을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사업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이달 인도를 방문해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모빌리티 분야와 IT 솔루션을 활용한 에듀테크 신사업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LG전자는 인도에 판매법인·생산법인·연구개발(R&D) 센터도 갖추고 있다.

삼성전자도 올 들어 처음으로 인도 시장에 OLED TV를 출시하는 등 본격 공략에 나섰다. 이달 1일부터 OLED TV S95C와 S90C 두가지 시리즈를 55형, 65형, 77형 3가지 크기로 출시했다. 전부 현지 생산 제품이다. LG전자와 맞대결을 펼칠 전망이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도 삼성전자에 ‘기회의 땅’이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절반 가량에 그쳐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 성적도 긍정적이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인도 현지 문화 고려한 지역 특화 제품도 눈길을 끈다. 일례로 인도에서 판매 중인 삼성·LG 냉장고에는 ‘잠금(Lock & Key)’기능이 있다. 상류층의 경우 가사도우미를 두는 경우가 많은데, 식료품 도난 방지를 위한 기능으로 전해진다. 마치 집주인이 곳간 열쇠를 관리하듯 냉장고의 보안에 신경쓰는 문화를 반영한 것이다.

또 삼성전자는 최근 인도 현지에서 삼성 스마트 TV와 스마트 요가 매트를 연결해 요가를 수련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스마트 요가매트 ‘요기파이’와 손잡고 삼성 스마트 TV의 요기파이 앱을 통해 요가 수업부터 실시간 피드백, 건강 모니터링 등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 스마트 TV 출하량은 전년 대비 28%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인도 스마트 TV 시장에서 10.2%의 점유율을 차지, 1위 샤오미(10.5%)에 근소한 차이로 2위를 기록했다.

한편 전체 가전시장 침체에도 인도 법인 매출은 꾸준히 상승세다. 삼성전자의 인도 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16조1804억원으로, 전년(12조2200억원) 대비 32.4% 증가했다. 같은 기간 LG전자의 인도 법인 매출 역시 3조1879억원으로, 전년(2조6300억원) 대비 21.2% 늘었다. 김민지 기자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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