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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면 내리고, 다음은 과자·빵?…식품업계 가격인하 도미노 “반갑네”
라면업체 4곳 모두 가격 인하 결정…대표 제품은 제외
28일 오전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를 찾은 한 고객이 카트에 라면을 담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라면업계의 제품 가격 인하를 시작으로 과자와 빵 등 식품업계 전반으로 가격 인하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의 강력한 물가 안정 동참 압박에 국제 밀 가격까지 하락하면서 업체들의 제품 가격 인하 움직임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농심이 신라면과 새우깡 가격 인하를 발표한 직후 삼양식품이 라면 가격을 내린다고 밝혔고, 이날 오뚜기, 팔도가 라면 가격 인하에 동참했다. 또 롯데웰푸드와 해태제과, SPC도 제품 가격을 내리겠다고 발표했다.

오뚜기는 7월 1일부터 라면류 15개 제품 가격을 평균 5% 인하한다고 밝혔다. 제품별 인하율은 스낵면이 5.9%고 참깨라면과 진짬뽕이 각각 4.3%, 4.6%다.

팔도도 일품해물라면, 왕뚜껑봉지면, 남자라면 등 11개 라면 제품의 소비자 가격을 평균 5.1% 인하한다. 변경된 가격은 7월 1일부터 채널별로 순차 적용한다.

라면 업계의 이번 가격 조정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권고에 따라 이뤄졌다.

추 부총리는 지난 18일 라면 가격 문제와 관련해 "지난해 9∼10월에 (기업들이) 많이 인상했는데 현재 국제 밀 가격이 그때보다 50% 안팎 내렸다"며 "기업들이 밀 가격 내린 부분에 맞춰 적정하게 내렸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국제 밀 선물가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지난해 5월 톤(t)당 419달러까지 올랐지만 이후 하락세를 보이며 지난해 11월부터 이달까지 300달러 미만을 유지하고 있다. 이달 밀 선물가격은 t당 243달러로 지난해 5월의 58%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를 고려해 국내 주요 라면 4개사가 결국 가격 인하를 결정했고, 제과·제빵업체들도 가격 인하 대열에 동참했다.

롯데웰푸드는 내달부터 빠다코코낫, 롯샌, 제크 등 3개 제품의 가격을 인하하기로 했고, 해태제과도 내달부터 아이비 오리지널 가격을 10% 내리기로 했다. SPC는 식빵, 바게트 등 빵 30종의 가격을 평균 5% 인하하기로 했다.

다만 제과업체 중 오리온은 추후 가격 인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리온 관계자는 "지금은 가격 인하를 검토하고 있지 않지만, 향후 원부자재 가격 및 에너지 비용이 하향 안정화될 경우 제품의 양을 늘리거나 제품 가격을 인하하겠다는 기존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식품업체들의 가격 인하는 2010년 이후 13년 만이다. 당시 농심은 안성탕면, 신라면 등 주력 제품의 가격을 2.7∼7.1% 인하했고, 삼양식품은 삼양라면 등 5개 제품의 가격을 최대 6.7% 내렸다.

롯데제과(현 롯데웰푸드)도 과자 7개 제품 가격을 4∼14% 내렸고, 해태제과도 아이비의 가격을 인하했다.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 등 베이커리 브랜드도 빵값을 낮춘 바 있다.

다만 이번 가격 인하 대상에서 각사의 대표 제품은 대다수 제외돼 일각에선 아쉬움을 나타내는 목소리도 나온다.

농심의 경우 신라면과 새우깡 가격만 내리기로 했고, 안성탕면, 짜파게티 등 인기 제품의 가격은 동결했다.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오뚜기의 진라면, 팔도의 팔도비빔면 가격도 유지된다. 롯데웰푸드의 경우에도 초코빼빼로와 꼬깔콘 등의 가격은 그대로다.

이에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업체들의 제품 가격 인하 결정에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가격 인하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업체들이 고물가 시기 원가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했다면 이제는 원가 인하의 이익을 소비자에게 돌려줘야 한다"며 "정부의 압박과 사회적 여론에 떠밀려 어쩔 수 없이 하는 생색내기식 가격 인하가 아닌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가격 인하를 결정해달라"고 밝혔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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