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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CC “물 들어올 때 노 젓자”…엔화 저공비행에 日 공략 ‘고삐’
기록적 엔저에 일본 여객 수요 크게 늘어
항공사별 일본 노선 예약률 80% 웃돌아
1~5월 日 여객 697만명…中 노선의 5배
여행객들로 북적이는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 [연합]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엔저 현상으로 급증한 일본 여객 수요를 사로잡으려는 저비용항공사(LCC) 업계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한중 관계 경색으로 발생한 공백을 일본 여객 수요로 채워 실적 반등을 꾀하겠다는 구상이다. 코로나 이후 첫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기대도 커지고 있다.

국내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일본 노선 공략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는 곳은 제주항공이다. 2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7~8월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국제선 주요 인기 노선 760편을 증편한다. 이 가운데 일본 노선에만 전체의 22% 수준인 총 168편을 증편한다.

노선별로는 ▷인천~삿포로 120편→186편 ▷인천~후쿠오카 300편→310편 ▷인천~도쿄(나리타) 326편→336편 ▷부산~도쿄(나리타) 78편→86편으로 늘어난다. 제주항공은 또 마쓰야마와 시즈오카, 오이타 등 올해에만 국내 LCC 가운데 첫 일본 소도시 노선을 신규 취항하며 경쟁력을 높였다.

에어서울 역시 일본 여객 수요 증가세에 발맞춰 7월 7일부터 8월 30일까지 도쿄 노선을 기존의 일 2회에서 3회로 확대 운영한다.

항공사별 ‘특가 항공권’을 전면에 내세운 프로모션 경쟁도 뜨겁다. 제주항공은 이날 오후 5시까지 오는 10월 29일부터 내년 3월 30일까지 탑승할 수 있는 항공권을 대상으로 특가 행사를 진행한다.

제주항공 여객기. [제주항공 제공]

일본 노선은 인천~후쿠오카 4만9400원, 인천~도쿄(나리타)·오사카·나고야·삿포로·오키나와·시즈오카 5만5800원, 마쓰야마 5만1800원, 부산~후쿠오카 3만9400원, 부산~도쿄(나리타) 4만5800원, 부산~오사카 4만1800원, 김포~오사카 5만5800원부터 판매하는 데 이미 최저가 좌석은 행사 초기 때 대부분 소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항공에 따르면 6월 일본 노선 예약률은 이미 90%를 넘어섰고, 7~8월 성수기 기간 예약률도 80%대를 기록 중이다.

진에어는 인천~기타큐슈 왕복 항공권을 예매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18% 운임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일본 대표 할인 잡화점 '돈키호테'와 협업해 면세품 구매 시 사용할 수 있는 5% 할인쿠폰을 지급한다.

에어서울은 7월 11일까지 도쿄행 특가 항공권을 선착순 판매한다. 유류할증료와 공항시설사용료를 포함해 편도총액 8만8000원부터이며, 탑승 기간은 7월 7일부터 8월 30일까지다. 에어서울의 경우도 일본 노선 예약률이 평균 95% 이상을 기록, 특가 항공권 물량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이처럼 국내 LCC들이 일본 노선에 공을 들이는 것은 전례 없는 엔저 현상에 따른 일본 여객 수요의 가파른 상승세 때문이다. 일본은행이 지난 16일 금융 완화책을 유지하기로 하면서 원·엔 환율은 100엔당 900~910원대까지 내렸다. 지난 19일에는 장중 한때 8년 만에 가장 수준인 800원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에어서울 여객기. [에어서울 제공]

LCC 업계 관계자들은 “코로나 엔데믹 이후에도 중국 노선 수요가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일본 여객 수요를 최대한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 한중관계가 얼어붙으면서 중국 노선 여객 수는 여전히 코로나 이전 수준과 비교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 항공통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중국 노선 이용객 수는 120만6374명이다. 이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721만3038명)의 16.7% 수준이다. 반면, 올해 1~5월 일본 노선 이용객 수는 697만2453명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일본을 오간 여행객 수는 148만5911명에 이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일본 노선은 아시아권에서 항상 높은 매출을 차지해 왔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까지 중국 노선도 일본 노선과 매출 부분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코로나 사태 이후 강도 높은 방역 대책으로 사실상 중국 여객이 실종되면서 중일 노선 간 (매출)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엔데믹 이후 일본 노선은 엔화 가격 하락세까지 더해지면서 여객 회복세가 두드러졌지만, 중국 노선의 경우 한중 관계 긴장으로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라며 “국적항공사와 달리 중·단거리 비중이 높은 LCC 업계의 특성을 고려할 때 중국 노선의 축소 분을 일본 노선의 탄력적 운영으로 메울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likehyo8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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