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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랙록,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미 SEC 난공불락 방패 뚫을까
비트코인 1주일새 15% 상승

비트코인이 연초 대비 80% 상승, 한때 3만1000달러를 찍으며 올해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고공행진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내린 규제강화 일색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미국 당국이 기존 가상자산거래소들의 힘을 뺀 후 전통 금융기관이 가상자산 시장을 주도하게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흘러 나오고 있다.

26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일주일 전보다 15.2% 상승한 3만45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을 필두로 이더리움(9.9%), 카르다노(11.9%), 도지코인(8.3%), 솔라나(9.5%) 등 시가총액 10위내 주요 가상자산이 10% 안팎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최근 고전하던 비트코인은 블랙록이 지난 15일 미국 SEC에 비트코인 현물 ETF인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신탁’(iShares Bitcoin Trust) 상장을 신청하면서 반등하기 시작했다. 이어 20일에는 위즈덤트리와 인베스코도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을 신청하면서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았다.

특히 SEC가 바이낸스와 코인베이스 등 글로벌 1~2위 거래소들을 잇달아 제소한 이후에 블랙록이 등장한 점이 눈에 띈다.

이에 따라 미국 당국이 개인투자자 중심의 코인 시장을 규제로 잡은 후, 월가의 기관들이 새롭게 코인 시장에 진출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SEC가 가상자산에 무조건 적대적인 것이 아니라, 가상자산을 미국 전통 금융기관의 규제하로 가져오려는 포석이라는 것이다.

최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미 국회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가상자산이 화폐지위를 가진 것처럼 보인다”며 힘을 실기도 했다. 시타델증권,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등 월가의 6개 금융회사가 공동 설립한 가상자산 거래소 EDX는 지난 20일부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거래를 시작해 ‘기관의 비트코인 본격 편입’에 불을 붙이고 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향후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을 SEC가 과연 승인할 지에 쏠리고 있다. 세계최대 규모의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현재까지 신청한 ETF 576건 중 575건이 SEC의 관문을 통과했다. 99.8%를 뚫는 날카로운 ‘창’이다.

다만 ETF를 승인하는 SEC는 지금까지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 12건을 모두 거부한 바 있다. 방어율 100%의 탄탄한 방패다.

블랙록은 이번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서를 통해 비트코인 거래 플랫폼 감시를 나스닥과 공유키로 했다. 나스닥이 구매자·판매자 및 가격에 대한 기밀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이전 신청 때 SEC가 문제삼은 시장조작 가능성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다만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이 지금까지 강경한 태도를 유지한 것을 고려한다면, 이번에도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게리 겐슬러 위원장은 “가상자산 존재 자체가 필요없다”, “가상자산 업계처럼 준법 감시 의무를 지키지 않고 정보를 조작하는 곳은 본 적이 없다”며 사실상 ‘가상자산과의 전쟁’을 선포한 바 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은 미국 SEC 규제의 핵심인 증권성 이슈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에 디지털자산 시장 내에서 비트코인에 대한 쏠림이 지속될 수 있다”면서 “과열시 단기적으로 쉬어갈 수는 있겠지만, 테라-루나 사태 직전 레벨인 4만달러를 연내 달성할 가능성은 높아졌으며 향후 추가상승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윤호 기자

youkn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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