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친환경 에너지, 차세대 연료, 방산 등
베트남을 국빈 방문했던 윤석열 대통령과 보 반 트엉 베트남 국가주석이 23일(현지시간) 하노이 주석궁에서 열린 공식 행사를 마친 뒤 주석궁을 나서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양대근·김은희 기자] “정치·안보적 외풍에서 자유로운 베트남은 효율성·안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최적의 투자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 23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 인사말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기점으로 국내 주요 기업들이 ‘기회의 땅’ 베트남에서 주요 신사업 분야에서 사업 보폭을 대폭 넓힌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신재생·친환경 에너지 분야는 현재 석탄이 전체 에너지의 30% 가량을 차지하는 베트남 내에서 향후 수요가 커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태원(앞줄 왼쪽부터) 대한상의·SK그룹 회장,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이 23일(현지시간) 하노이 한 호텔에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서 축사를 마치고 단상에서 내려오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연합] |
포럼에서 추형욱 SK E&S 사장은 국영 에너지 기업 페트로베트남과 청정수소 공동사업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에너지 기업 TTC그룹과는 현지 사업장을 꾸린 한국 기업의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달성을 위해 친환경 전력 공급 사업개발 협약을 맺었고, 컨터시와는 액화천연가스(LNG)터미널·발전소 건설, 기획투자부·국가혁신센터(MIC)와는 탄소 감축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추형욱(왼쪽 일곱번째) SK E&S 사장이 23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 양해각서(MOU) 체결식’에서 이창양(왼쪽 열번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및 현지 정부 기관·기업 관계자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SK E&S 제공] |
지난 23일(현지시간) 3자 MOU 체결식에서 돈 디 람(왼쪽부터) 비나캐피탈 최고경영자(CEO), 윤희성 수출입은행 행장, 허용수 GS에너지 사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GS에너지 제공] |
GS에너지는 한국수출입은행(수은)과 베트남 금융기업 비나캐피탈 등과 3자 MOU를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베트남 롱안 지역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사업 추진과 관련 금융 지원을 위해 이뤄졌으며, 해당 프로젝트는 롱안성에 3GW 규모의 LNG 복합화력발전소를 세우는 내용을 담고 있다. GS에너지는 현지 LNG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가스 투 파워(Gas to Power) 프로젝트’ 사업도 본격 추진할 방침이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정원주(오른쪽 두번째) 대우건설 회장과 한승(오른쪽 세번째) 대우건설 해외사업단장이 베트남 신재생에너지기업 TTA의 응우엔 티 응옥(왼쪽 네번째) 회장 등 관계자들과 MOU를 체결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대우건설 제공] |
대우건설은 베트남 건설개발 투자기업인 TTA와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포괄적 협력 MOU를 체결했다. MOU 서명식에는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을 비롯해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응우옌 찌 중 베트남 기획투자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TTA는 10억 달러(약 1조3100억원) 규모의 베트남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대우건설과 공동으로 추진하면서 프로젝트 개발·구현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베트남 현지 인허가와 승인 관련 업무를 맡는다. 대우건설은 사업 타당성 조사 지원과 자금조달 협력, 설계·조달·시공(EPC) 등을 담당할 예정이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진행된 ‘전자소재 분야 협력’을 위한 MOU 체결식에서 유승우(왼쪽) ㈜두산 전자BG 사장과 치우 테 훙 하이장성장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두산 제공] |
두산그룹은 친환경 연료와 차세대 이차전지 소재 분야에서 베트남 사업 확정에 나선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화력발전소를 운영 중인 현지 3개 기업과 ‘친환경 연료전환 사업 추진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베트남 전력청 자회사인 젠코3와는 친환경 연료 전환 기술을 함께 개발할 예정이다. ㈜두산도 베트남 하이장성과 ‘전자소재 분야 협력을 위한 MOU’를 맺고, 지난해 10월 완공한 하이장성의 PFC 공장을 증설하는 등 추가 투자를 검토한다. PFC는 전기차의 필수 소재인 ‘와이어링 하니스’(전선뭉치)를 대체할 차세대 소재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국항공우주(KAI) 등 ‘K-방산’ 기업들도 현지 기업들과 협력 관계를 맺는 등 향후 수출 성과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베트남 방산업계는 그동안 중국과 러시아의 무기 체계를 따르고 있었지만, 최근 군 장비 현대화와 노후 헬기 교체 사업 등에 본격 돌입한 상황이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MOU 체결식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 여덟 번째부터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산업부장관, 응우옌 찌 중 베트남 기획투자부 장관, 강구영 KAI 사장, 부 뚜언 안 VTX 사장. [KAI 제공] |
KAI는 이번 포럼에서 VTX와 회전익 사업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VTX는 베트남 국영기업이자 베트남 최대 통신기업인 비엣텔 그룹 산하의 연구개발(R&D) 전문기업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국산 다목적 헬기 수리온(KUH-1) 등의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
한편 한국과 베트남 경제인들 600여 명이 참석한 이번 포럼을 계기로 양국 기업 간 총 111건의 MOU가 체결됐다. 역대 정상순방 경제 성과 가운데 최대 규모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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