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안내 현수막. [연합] |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내년 최저임금이 1만원으로 인상될 경우, 일자리가 최대 6만9000개 감소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청년층, 저소득층, 소규모사업장 등 취약계층의 일자리 감소폭이 클 것으로 추정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최남석 전북대 교수에게 의뢰해 진행한 ‘최저임금 상승이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2023)’ 보고서를 통해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시나리오별 일자리 감소 효과를 분석했다고 25일 밝혔다.
보고서는 현행 9620원인 최저임금이 내년에 1만원으로 인상된다면, 최소 2만8000개에서 최대 6만9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최근 5년간(2018~2022년) 평균 신규 일자리 수 31.4만명의 8.9%~22.0%에 상당하는 수준이다.
노동계 요구대로 최저임금을 1만2210원으로 인상할 경우, 일자리 감소폭은 최소 19만4000개에서 최대 47만개로 추정됐다. 해당 분석은 한국복지패널의 2017~2021년 가구원패널 자료를 바탕으로, 최저임금의 고용탄력성을 산출해 최저임금 인상률에 따른 일자리 감소 효과를 추정한 결과다.
[전경련 보고서] |
특히, 최저임금이 1만원으로 인상될 경우 청년층(15~29세)에서는 일자리가 최소 1만5000개서 최대 1만8000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노동계 요구안대로 1만2210원이 된다면, 최소 10만1000개에서 최대 12만5000개가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저소득층(소득 2분위 기준)의 일자리는 최저임금 1만원 시 최소 2만5000개~최대 2만9000개 감소, 최저임금 1만2210원 시 최소 20만7000개~최대 24만7000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규모사업장(종사자수 1~4인)에서도 최저임금 1만원 시 일자리가 최소 2만2000개~최대 2만9000개 감소하고, 최저임금이 1만2210원이 된다면 최소 15만1000개에서 최대 19만6000개가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됐다.
전경련은 “취약계층인 청년층, 저소득층, 소규모사업장에서는 최저임금을 적용 받는 근로자가 상대적으로 많아,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 감소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최저임금이 지난 6년간 48.7%(2017년 6470원→ 2023년 9620원) 급증한 데다, 최근에는 기업들이 경기침체로 극심한 경영난마저 겪고 있어 최저임금 추가 인상 시 취약계층 일자리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숙박‧음식서비스업과 건설업에 대한 최저임금 인상의 일자리 영향도 분석했다. 최저임금이 1만원으로 인상 시, 숙박·음식서비스업은 최소 1만2000개에서 최대 1만6000개, 건설업은 최소 2만2000개에서 최대 2만6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노동계 요구안대로 최저임금이 1만2210원으로 인상되면, 숙박·음식점업은 최소 8만4000개에서 최대 10만7000개, 건설업은 최소 15만2000개에서 최대 17만4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최남석 교수는 “최근 영세기업들은 극심한 경기침체로 판매감소·재고증가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어서, 최저임금이 추가로 인상될 경우 경영난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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