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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킬러문항’ 없는 수능…사교육 철퇴 환영 vs 공부한 최상위권 억울[댓글리뷰]
지난22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학원.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5개월 앞두고 대한민국이 시끄럽다. 윤석열 대통령과 교육부가 연일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과 ‘사교육 카르텔’을 언급하며 문제 출제에 대한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교과 과정 밖에서 출제되는 킬러 문항이 과도한 사교육을 유발한다며 “킬러 문항을 배제해야 한다”고 주문 중이다.

누리꾼들 의견은 갈린다. 환영하는 누리꾼들은 킬러 문항이 사교육 시장을 비정상적으로 키우고 있어 킬러 문항 배제가 사교육 철폐와 공교육 정상화로 이어질 것을 기대 중이다. 반면 킬러 문항은 상위권을 변별하는 수단으로, 킬러 문항 배제는 열심히 공부 한 학생들에게 불공평한 조치라는 반대 입장도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을 통해 누리꾼 의견을 자세히 살펴봤다.

비문학 킬러 문항을 풍자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

킬러 문항 배제에 찬성하는 입장은 전공자도 풀기 어려워 하는 문항을 입시에 출제하는 그동안의 행태가 비정상적이었다고 봤다. 아이디 kwk1**** 누리꾼은 “유튜브에서 인기 있는 컨텐츠 중 하나가 한국 수능 영어 시험을 미국인, 영국인이 풀어보는 것이다. 하나같이 ‘이걸 고등학생이 푼다고?’라고 말한다”며 “언어를 떠나 지문이 난해하고 수준 자체도 대학원생이 풀 만한 수준이라고 지적한다. 한국 교육이 제대로 되려면 사교육 카르텔을 몰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소수 최상위권을 위한 킬러 문항에 상위권, 중하위권 학생들의 학업 부담까지 가중돼왔다는 지적도 있다. 아이디 phil**** 누리꾼은 “사교육 받지 않으면 대학 갈 수 없도록 만드는 건 수능의 취지가 아니다”며 “킬러 문항이 없어 (최상위권이) 혼란이라고? 킬러 문항이 없어서 다시 대학 진학 희망을 가지는 학생은 그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 icec*** 또한 “일부 천재들만 모아 치르는 시험이 아닌 전국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수능에서 비현실적인 문제를 다룰 필요가 있나? 터무니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아이디 terr**** 누리꾼은 “수능, 킬러 문항, 단순 암기 테스트의 대표 적인 예시가 의대, 법대다. 저출산과도 이어지는 교육 문제”라며 “비비 꼬인 킬러 문항, 단편적이고 지엽적인 암기 테스트에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이 너무 크고 비효율적”이라고 썼다.

지난23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학원. [이상섭 기자]

킬러 문항 배제에 반대하는 이들은 킬러 문항이 사라지면 오히려 사교육이 더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아이디 cnu1**** 누리꾼은 “킬러 문항이 사라지면 1등급 다음이 3등급이 된다. 중위권 아이들은 죽 써서 갈 대학이 없어지고 학종(학생부 종합전형) 등 수시가 각광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 jinb****은 “킬러문제는 의대, 치대, 서울대 상위권을 선발하기 위한 관문이다. 일타강사가 가르쳐도 킬러 문제를 푸는 학생은 극히 일부”라며 “킬러 문제가 없어지면 문제 풀기 기술이 더 극성으로 돼 일타 강사 월급은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디 dono**** 누리꾼은 “킬러 문항이 필요없다는건 동의한다. 하지만 변별력을 유지하려면 준킬러를 강화해야 한다”며 “역설적으로 중위권 공부 부담은 더욱 커지고 사교육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과목당 1~2문제 수준의 킬러 문항을 아예 포기하는 중상위권에게는 준킬러 문항이 많아지고 전반적인 문제 난도가 높아지는 것이 사교육 부담을 더 가중시킬 것이라는 지적이다.

자신을 고3 학부모 겸 현직 고등학교 교사라고 소개한 누리꾼 holy****는 이번 6월 모의고사는 킬러 문항 배제 방침이 이미 반영된 결과라고 봤다. 그는 “국어 영역 2개 문항이 정답률 40% 킬러 문항이라는 것인데 2022, 2023년 수능의 경우 40% 문항이 각각 9문항, 7문항(EBSi 홈페이지)”이라며 “이번 6모는 최고난도 문항을 배제하고 고난도 문항을 여럿 출제했다. 대통령실이 화낼 만한 상황이 아니며 난도를 더 낮추면 대입 혼란만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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