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우대환율 찾아 은행 헤맸는데” 환전 수수료 ‘0원’ 비법 있었다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환전소에서 해외로 떠나는 출국자들이 환전을 하고 있다. 영종도=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조금이라도 싸게 환전하려고 여기저기 참 많이도 알아봤었지”

해외여행, 듣기만 해도 설레는 계획이다. 하지만 해외여행을 위해 꼭 준비해야 할 것 중 하나가 바로 ‘환전’. 하지만 환전은 귀찮고 골치 아프다. 얼마를 해야 할지, 어디서 해야 싸게 할 수 있는지 고민이다. 부족하면 불안하고 너무 많으면 처치 곤란이다. 다 쓰지 못한 외화를 다시 환전하면 제 값을 못 받는다.

‘환전 수수료는 왜 붙는걸까’ 국제금융센터, 삼성자산운용 등에서 일하던 외환 전문가는 이런 금융 시장의 비효율적인 생태계를 알고 이곳에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다. 억대 연봉도 뿌리치고 창업에 나선 김형우 트래블월렛 대표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런던대에서 금융공학을 공부한 김 대표는 지난 2017년 트래블월렛을 설립했다. 김 대표는 “해외 여행도, 출장도 많이 다녔지만 항상 환전에 대한 불만이 있었다”며 “환전 시장이 불투명한 동남아 등에선 환전 사기를 당한 경험도 있다”고 말했다.

김형우 트래블월렛 대표[트래블월렛 제공]

트래블월렛이 2020년 출시한 트레블페이는 모든 외화결제에 대해 0%의 결제수수료를 제공한다. 신청 방법도 간단하다. 트레블월렛 앱을 설치 후 간단한 인증 절차를 거치면 트래블페이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 카드는 실물형과 모바일형 두 가지가 있다.

이 카드에는 달러, 유로, 엔 등 다양한 외화를 충전할 수 있다. 충전 가능한 화폐는 38개 이른다.

김 대표는 “트래블페이는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환율로 외화를 충전하는 충전식 선불카드”라며 “실물카드로 해외 현지에서 ATM 출금을 수수료없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카드 사용 범위는 넓다. 트래블월렛은 2020년 아시아 핀테크 기업 최초로 비자카드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전 세계 비자 가맹점 1만여곳에서 트래블페이 카드를 수수료없이 사용할 수 있다.

기존 카드사 평균 해외결제 수수료는 2.5%. 트래블페이는 이 수수료를 아예 없앴다. 만약 트래블페이로 1300달러를 결제한다면(환율 1314원 기준) 약 44000원을 절약할 수 있다. 환전 수수료도 국내 최저 수준이다. 달러, 유로, 엔 등 주요 통화에 대해서는 수수료가 0원이다.

트래블월렛 홍보 영상[유튜브 화면 갈무리]

어떻게 수수료를 없앴을까. 김 대표는 “소비자에게 수수료를 받지 않고 비자 가맹점으로부터 수수료를 받아 비자와 나누는 것으로 이익을 내고 있다”며 “이런 장점 때문에 특별히 마케팅 비용을 쓰지 않고도 누적 발급 카드 수가 180만개를 돌파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기존에 없던 서비스라는 차별점에 트래블월렛이 유치한 투자금은 300억원에 이른다. 기업가치는 1000억원 이상이다. 올 해 1분기 벌써 4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 해 매출 목표는 200~300억원이다.

하지만 트래블월렛의 최종 목표는 이런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가 아닌 B2B(기업-기업 간 거래) 비즈니스 모델이다.

금융사, 일반 기업 등에게 지급결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게 목표다. 김 대표는 “기업들, 특히 금융사 같은 경우 수 십 년된 결제 시스템을 그대로 쓰고 있는데 여러 이유로 이를 바꾸는 것이 쉽지 않다”며 “우리는 클라우드 기반으로 IT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고 있다. 보안 안정성도 비자가 인정해 손을 잡았을 만큼 뛰어나다”고 말했다.

회사는 이미 올 해 국내 6군데 금융사와 계약을 체결했으며 내년부터는 일본을 시작으로 해외 진출도 시작할 계획이다.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환전소에 위안과 엔화 마크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트래블월렛은 현재보다 미래에 방점을 찍고 적극적으로 기술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직원 65명 중 50명 정도가 엔지니어다.

상장도 준비 중이다. 김 대표는 “많은 스타트업이 최종 목표를 상장에 두고 있는데 우리는 상장이 곧 세상을 향한 첫 걸음이라고 생각한다”며 “소프트웨어, IT솔루션 등에서는 아직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한국에서 어떻게 이런 기업이 나왔지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