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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지털의 힘”…예술 경험 ‘무한 확장 중’
메타버스·AI 등 디지털기술의 습격
미술관·박물관 “새로운 시대 맞게 변화”
창작자들, AI기술 활용해 작품 작업
국립중앙박물관 메타버스 힐링동산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미술계는 지금 변화의 기로에 서있다. 우리 사회가 메타버스,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을 위시한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흐름 위에 올라타면서 미술계 역시 상당한 도전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이제는 직접 전시장에 가지 않아도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고, 평면 작품을 입체적으로 경험하는 등 디지털 기술 덕에 다양한 방식으로 작품을 접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예술 작품을 NFT(대체불가능토큰)로 전환해 개인이 쉽게 소장할 수 있으며, AI가 창작 활동의 여러 도구 중 하나로 자리잡기도 했다.

물론 아직까지 디지털 미술관은 실제 그곳에 가는 것보다 관람 만족도가 떨어지고, AI는 저작권과 같은 현행 규정과 충돌하는 등 여러 문제가 산재한다. 하지만 미술계가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시대에 입장한 지 얼마 되지 않다보니 우려보다는 기대가 크다.

가상 공간으로 옮겨간 미술관·박물관

웹 3.0으로 요약되는 지능화·개인화 된 맞춤형 디지털 기술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면서 미술도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지난해까지 폭발적 성장한 뒤 부침을 경험한 NFT(대체불가능토큰)를 비롯해 최근 미술계의 최대 화두인 AI에 이르기까지 디지털 기술은 미술계의 변화 속도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미술관과 박물관도 디지털 환경 변화에 따라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메타버스로의 진출이다.

메타버스 공간에 구축한 이응노미술관 [이응노미술관 제공]

이응노미술관은 메타버스 공간에 이응노미술관 건축물과 주변 환경을 3D(차원)로 구축했다. 제페토와 가상현실 공간 두 곳에 마련했는데, 미술관 건축물과 주변 환경을 재현하고 전시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국립중앙박물관도 제페토와 협업해 박물관 대표 소장품인 ‘반가사유상’을 만날 수 있는 힐링 동산을 구축했다. 공개 4일 만에 95만명이 방문할 정도로 파급력이 상상 이상의 수준이었다.

물론 메타버스에 미술관을 짓는 것이 유일한 정답은 아니다. 디지털 트윈으로 전시장을 구현하는 게 작품을 실제로 감상하기 원하는 관객들의 니즈를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온 상황이다. 그러나 메타버스의 단시간 파급력을 고려한다면, 미술관과 박물관이 커뮤니티 내에서 사회적 역할을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디지털 전략에 대한 다양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기는 하다.

창작자들을 위협하는 AI?…작품에 적극 활용

AI의 등장은 창작자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 텍스트를 넣으면 이미지를 생성해주는 AI 이미지 제너레이터는 저작권 소송까지 비화하며 전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다.

하지만 AI가 창작자의 밥그릇을 위협하지만은 않는다. 일부는 AI를 작업에 활용해 성과를 내기도 한다.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MoMA)는 지난해 11월 미디어아티스트 레픽 아나돌(Refik Anadol)의 작업 ‘무감독(Unsuperviesed)’을 공개했다. MoMA의 200년 컬렉션을 머신러닝한 AI가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이미지를 끝없이 만들어내는 작업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이미지에 같은 것은 단 하나도 없다. MoMA측은 이 작품을 ‘현대미술에 대해 기계가 꾸는 꿈’이라고 설명한다.

AI 알고리즘으로 미디어작업을 선보인 레픽 아나돌의 신작. 아트바젤 인 바젤 갤러리즈 섹터 제프리 다이치 갤러리에 출품됐다. 작가는 미국내 기관과 협력해 인간의 뇌파를 수집한 뒤, 이를 즐거울 때(가장 왼쪽), 명상할 때(가운데), 화났을 때(가장 오른쪽)로 나누어 시각화 했다. [이한빛 기자]

아나돌 작가는 세계 최대 아트페어인 ‘아트바젤 인 바젤 2023’에서 신작을 공개했다. 미국내 의료기관과 연계해 인간의 뇌파를 수집한 뒤 이를 즐거울 때, 명상할 때, 화났을 때로 나누고 AI 알고리즘을 이용해 시각화 한 작업으로 제프리 다이치 갤러리가 선보였다.

AI를 가벼운 수준으로 활용하는 경우는 좀 더 광범위하다. 타데우스 로팍 서울에서 현재 개인전을 열고 있는 코리 아크앤젤은 머신 러닝 기술을 활용해 일종의 가십이나 이야깃거리를 담은 낚시성 링크를 수집하는 봇(bot)을 프로그래밍 한 뒤, 이를 조합한 영상을 만들었다. 한국작가 중에는 노상호 작가가 AI 기술을 회화에 접목시키기도 했다.

이렇듯 AI기술 등 디지털 미술은 하나의 ‘도구’로써 자리잡아 가고있다. 정부 차원에서의 지원이 필요한 이유기도 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재)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는 디지털 미술 시장의 기반 마련을 위해 지난해 NFT 미술시장 기초 조사 및 제도 연구를 실시한 바 있다.

센터 측은 “지속적인 디지털 미술 생태계 육성과 활성화 지원을 위해 정책 개발과 연구가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헤럴드경제·문화체육관광부·예술경영지원센터 공동기획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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