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밥캣 건설기계 수요 증가로 밀린 주문만 10개월치
글로벌 1위 캐터필러 견제에도 기술력 앞세워 선전
HD현대건설기계 굴착기. [HD현대건설기계 제공] |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HD현대, 두산밥캣 등 건설기계 기업들이 북미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HD현대건설기계 현지법인은 월 10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달성했다. 두산밥캣은 수요 증가로 벌써 10개월 치 주문량을 확보했다. 건설 프로젝트가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는 데다가 현지에서 제품 성능을 인정받은 만큼 주요 건설기계 기업들의 상승세는 계속될 것으로 분석된다.
24일 HD현대건설기계에 따르면 올해 3월 북미법인은 1991년 설립 이래 월간 최대 실적인 7560만달러(약 985억원)를 달성했다. 통상적으로 1분기에 고객사들이 건설기계를 구매하고자 자금을 가장 많이 투입하는 흐름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2021년 1분기 매출 908억원, 2020년 1분기 매출 823억원과 비교해도 높은 성장세다.
HD현대건설기계 북미법인은 굴착기를 판매함과 동시에 1만4000㎡(약 4200평) 규모의 부품공급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부품공급센터는 건설기계 부품을 확보, 고객사에게 신속히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상승세는 2분기에도 이어지고 있다. HD현대건설기계 관계자는 “올해 4~5월 북미법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 굴착기. [HD현대인프라코어 제공] |
HD현대의 또 다른 건설기계 계열사인 HD현대인프라코어는 새 브랜드 ‘디벨론’을 앞세워 북미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히고 있다. 디벨론은 올해 3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3대 건설기계 전시회 ‘콘엑스포’에서 최초로 공개됐다. HD현대인프라코어 건설기계는 앞서 올해 1분기 북미에서의 판매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상승했다.
전체 매출의 70% 이상이 북미에서 발생하는 두산밥캣도 선전하고 있다. 두산밥캣 건설기계에 대한 수요가 급증해 이미 10개월 치에 달하는 주문량을 확보했다. 올해 2분기 북미에서 두산밥캣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9% 성장한다고 증권가는 예상하고 있다.
미국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인프라 투자가 HD현대, 두산밥캣의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바이든 정부는 현재 도로, 철도 등 전통 인프라 건설에 6500억달러(약 848조원)를 투입하고 있다. 계속되는 건설 프로젝트로 인해 미국 건설기계 시장은 성장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블루위크컨설팅은 미국 건설장비 시장 규모가 2028년 400억달러(약 52조원)에 달한다고 내다봤다.
두산밥캣 스키드로더. [두산 제공] |
우수한 품질도 상승세 비결 중 하나이다. 북미 건설기계 시장은 글로벌 1위 업체인 캐터필러, 4위인 존 디어 등 현지 업체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업체들의 견제 속에서 HD현대, 두산밥캣은 기술력을 앞세워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HD현대인프라코어 대형 굴착기는 어라운드 뷰(Around-View) 카메라, 초음파 센서에 의한 사물인지를 통해 안정성을 확보한다. 두산밥캣 미니 굴착기는 극도로 추운 환경에서도 제대로 작동되는 뛰어난 엔진 성능이 호평을 받고 있다.
미국에서의 선전으로 HD현대, 두산밥캣은 고무된 분위기이다. 세계 최대 건설기계 시장인 중국은 현지 부동산 시장 침체로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악조건 속에서 미국 건설기계 시장 호황은 양사 실적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HD현대인프라코어(1505억원), HD현대건설기계(756억원)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73.8%, 106% 늘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두산밥캣 영업이익은 12.13% 증가한 342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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