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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랙록, 에어퍼스트에 1.1조 베팅...M&A 혹한기, 해외 PE 촉매 역할
2차전지·반도체·에너지에 집중

6월 넷째 주(19~23일)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산업용 가스업체 에어퍼스트의 소수지분 거래 사례가 화두로 떠올랐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M&A 혹한기 속에서 글로벌 자산운용사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국내 PE들은 아직 ‘숨 고르기’ 모드인만큼 해외 PE를 확보할 수 있는 매물이 주목 받는 분위기다.

이달 초 IMM 프라이빗에쿼티(PE)는 블랙록에 에어퍼스트 보유 주식 30%를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거래 가격은 1조1100억원이다. IMM PE는 2019년 에어퍼스트 지분 100%를 1조3000억원에 인수했다. 투자 4년 만에 지분 일부 매각만으로 투자원금을 거의 회수한 상황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 활기를 불어넣는 조 단위 거래가 성사됐지만 일각에서는 산업별 투심 온도차를 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에어퍼스트는 반도체 공장에 필요한 산업용 가스를 제조하는 곳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우량 대기업도 고객사로 확보 중이다. 지난해 연결기준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458억원으로 영업활동에서 상당한 현금을 벌어들이고 있다. 같은 시점 매출액은 6022억원으로 전년 대비 50% 증가했다.

성장 산업에 속한 데다 경영 실적까지 탄탄해 투자 가치가 높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IMM PE가 지분 매각을 추진하던 초기부터 상당수 국내외 투자자들이 눈독들이는 매물로 꼽혔다.

시장 관계자는 “국내 투자자들은 아직 투자 집행에 신중한 측면이 있어 해외 투자를 유치하면 협상 등이 속도감 있게 진행될 수 있다”며 “해외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곳은 2차전지, 반도체, 에너지 등 성장성 높은 산업에 한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조건에 부합하는 M&A 매물로는 전주페이퍼·전주원파워 정도가 언급된다. 모건스탠리 PE가 15년째 보유 중인 포트폴리오 기업이다. 모건스탠리 PE의 보유 지분율은 58% 나머지는 신한자산운용 몫이다. 신한자산운용은 모건스탠리 PE가 지분을 매각할 때 보유 지분을 함께 팔 수 있는 동반매도권(드래그얼롱)이 있어 전주페이퍼와 전주원파워 지분 100%가 매각될 개연성이 있다.

전주페이퍼의 제지 사업에 대한 관심도는 낮지만 전주원파워의 열병합발전사업은 긍정적으로 조명되고 있다. 매물 가치를 충분히 인정 받기 위해 두 곳을 분리해 매각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국내 PE들도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미소진 자금(드라이파우더)에 신규 PEF 펀드 결성까지 유동성 여력은 갖췄지만 투자처 발굴은 쉽지 않다.

투자 수요가 몰리는 2차전지 관련 기업은 몸값이 치솟아 있어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다. 골프장, 화장품 등 시장 관심도에서 벗어나 있는 매물의 밸류에이션이 낮게 조정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올해 하반기에도 M&A 거래 활성화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심아란 기자

ar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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