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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보다 달러가 바람직”...한은 ‘金 비추’에도 개미는 산다
일주일간 53억 순매수 줍줍행렬
금값 하락세에 반등기회 노려

한국은행이 금보다 미 달러화 유동성을 택하는 게 현 시점에서 유리하다는 입장을 최근 밝혔지만 오히려 동학개미는 부지런히 금을 사들이고 있다. 강세를 달리던 금값이 조정 국면에 들어서자 매수 기회로 노리겠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가 긴축 기조를 재확인하면서 당분간 금값의 박스권 행보도 지속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의 고점 전망은 엇갈리지만 “방향은 ‘긴축 마무리’”라며 대체로 하반기 반등에 무게가 실렸다.

▶“금값 내린다” 줍줍 나선 동학개미=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15일~22일) 동안 개인투자자는 1kg짜리 금 현물을 53억7649만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약 52억원을 팔아치운 기관의 물량을 개인이 받아낸 것이다. 개인은 15일부터 21일까지 5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기록하면서 관심을 나타냈다. 지난 15일 하루에만 사들인 순매수액만 38억원에 달한다.

최근 금값이 하락세로 돌아서자 반등 기회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 금값은 현재보다 싼 7만5000원선을 나타냈을 때도 개인들은 약 6억원을 순매도했다. 하지만 작년 4분기 이후 강세를 달렸던 금값이 최근 들어 조정을 받자 다시 사들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g당 금 가격은 지난달 초 8만7000원선을 넘보더니 현재 8만원대로 내려앉은 상황이다. 지난 22일 금값은 전날 대비 0.05% 감소한 8만560원에 장을 마쳤다.

국제 금값도 내렸다. 22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 금 가격은 전일대비 21.00달러(1.1%) 급락한 온스당 1923.0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 가격은 이날 3월 중순 이후 석 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 연준의 긴축 기조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올해 두 차례 정도 더 금리 인상을 해야 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중앙은행의 긴축은 금 가격에 부정적인 요인이다. 시장 금리가 올라가면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금의 자산 매력도가 떨어져서다. 귀금속 전문 매체 킷코닷컴의 수석 분석가인 짐 위코프는 “각국 중앙은행들은 여전히 통화정책에서 매파적인 기조를 띄고 있다”며 “이는 귀금속 시장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채권과 경쟁하는 자산인 금의 매력도를 떨어트리고 수요 또한 감축시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역시 금에 비관적이다. 지난 6일 한국은행은 ‘보유금 관리현황 및 향후 금 운용 방향’을 통해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잠재돼 있는 상황에서 금보유 확대보다는 미달러화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는 것이 나은 선택으로 평가된다”고 말한 바 있다. 불확실성이 커진 시장에선 단기적으로 차익실현 매물과 반등 가능성을 둘러싼 투자자들의 눈치보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방향은 긴축 마무리...金 안전자산”=올해 들어 금 시장에 나타난 매수세는 인플레이션 헤지 용도보다는 전통적인 안전자산을 찾으려는 수요가 큰 것으로 풀이된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물론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 수요도 있겠지만 이는 실질 금리를 통해 어느 정도 반영이 될 수 있는 부분”이라며 “앞으로 안전자산 수요 비중은 더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시장 경계감은 유효하지만 결국에는 ‘긴축 마무리’라는 전망이 더 우세하다는 판단에서다. 전 연구원은 “일단 추이로 보게 되면은 점진적으로 하락하는 건 맞기 때문에 사실상 이유로 금 을 사들이는 유입 속도가 더 크다고 보고 있다”며 “금 가격은 하반기에도 상승 압력이 우세할 것으로 판단”고 부연했다.

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신흥국 중앙은행이 금 매입량을 대폭 늘리는 추세다. 올 1분기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규모는 228t으로 2000년 통계 발표 시작 이후 최대 규모다. 친러 성향이거나 러시아와 경제적 교류가 있는 신흥국들의 금보유 유인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은 미 달러와의 패권전쟁 차원에서 금 보유량을 추가로 늘릴 가능성도 크다.

이와 함께,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내 금리인하는 불가하다는 파월의 고집은 가격 상단을 일부 제한하지만, 그래도 상저하고일 가능성이 크다”며 “유가 방향성과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금 가격의 완만한 상승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유혜림 기자

fo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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