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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음료 M&A 매물 넘치는데...‘가격 온도차’로 외면
투썸플레이스 EBITDA 멀티플 12배
최근 매각 KFC는 1.6배 수준 거래
원가상승 압력 안정적 수익도 어려워
“매각가 낮춰야 인수희망자 나올 것”

최근 인수합병(M&A) 시장에 식음료 브랜드 매물이 줄줄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올 상반기가 다 가도록 산다는 사람은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다. 투썸플레이스, 공차 등이 높은 밸류에이션에 매각됐던 불과 몇 년 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매도자와 매수자간 가격 조율에 어려움을 겪으며 거래 성사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국내 M&A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식음료 브랜드 거래의 경우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멀티플 기준 10배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았지만, 최근 시장 눈높이는 2배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최근 경영권 이전이 이뤄진 식음료 브랜드 KFC의 경우 매각 가격은 EBITDA의 약 1.6배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 4월 KG그룹은 KFC 지분 100%를 사모펀드(PEF) 운용사 오케스트라프라이빗에쿼티(PE)에 550억원에 매각했다. 구체적인 밸류에이션 방법은 파악되지 않았지만, 전체 기업가치에 약 345억원 규모의 EBITDA를 단순 대입하면 멀티플 1.6배 수준에서 거래가 이뤄진 셈이다.

이는 지난해 초 상황과 사뭇 다른 분위기다. 앵쿼티에쿼티파트너스는 지난해 1월 투썸플레이스의 지분 100%를 칼라일그룹에 8800억원에 매각했으며 직전해 EBITDA 기준으로 12배에 달했다. 이에 앞서 2021년 9월에는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아웃백스테이스하우스의 지분 100%가 2700억원에 BHC그룹에 이전됐고 매각 가격은 EBITDA의 10배 수준에서 책정됐다.

또 2019년과 2020년 매각 사례인 공차와 할리스커피의 경우도 현재 시장 분위기보다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매각된 사례로 꼽힌다. 당시 UCK파트너스는 공차 지분 100%를 3500억원에 TA어소시에이츠에 매각했다. 직전해 EBITDA 기준으로 11배를 기록했다. 할리스커피의 경우 IMM PE가 KG그룹에 매각할 때 거래된 금액 1450억에는 6배의 멀티플 배수가 적용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매력적인 매물은 넘쳐나지만 산다는 사람은 쉽사리 나타나지 않고 있다. 매도자와 매수자간 가격 격차 심화로 딜 성사가 무산되거나 매각이 철회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한국맥도날드가 대표적으로, 올 초 동원산업이 맥도날드 인수에 관심을 보이면서 예비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했으나, 결과적으로 인수를 진행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양사는 협상 과정에서 로열티, 매각가 등에 이견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맥도날드가 내놓은 매각가는 5000억원 수준이었지만 동원산업은 2000억원 전후 가격을 제시했다는 후문이다.

버거킹과 맘스터치 등 다른 햄버거 프랜차이즈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버거킹은 2021년 11월 매물로 시장에 나왔다가 1년 여 만에 인수자를 찾지 못하고 매각 철회를 결정했다. 버거킹을 보유하고 있는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는 당시 버거킹 몸값으로 약 1조원을 원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매도자측은 올 초 버거킹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에 성공한 만큼 전열 재정비해 재매각 나설 방침이다.

맘스터치 역시 지난해 매각가가 1조원을 호가했으나 올해는 몸값을 조정해 연내 매각을 목표로 새 주인을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M&A 시장에는 수제버거 브랜드 다운타우너와 바스버거를 비롯해 외식 프랜차이즈 매드포갈릭 등도 매물로 나와 원매자를 찾고 있는 상태다.

관련 업계 안팎에선 매각가를 낮추지 않으면 인수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가장 최근 매각된 KFC 역시 시장에서 인수 예상가로 약 1000억원이 거론되기도 했으나, 결국 몸값을 대폭 낮춰 협의에 나선 것이 성공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특히 점점 오르는 인건비와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금리, 경기침체 등 여파가 지속되는 점이 매수자들이 제시하는 가격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식음료 기업들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발생한 구인난과 인건비 부담의 직격탄을 맞은 업종이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원가 상승 압력에 업체 간 경쟁도 치열해 안정적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가 된 점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며 “결국 매각가를 낮춰야 인수희망자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awar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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