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양극재 회사’ 엘앤에프, 음극재 사업 진출…시장 장악한 中 넘는다
중국이 시장 96% 장악…미쓰비시케미컬과 협력
천연흑연 짧은 충·방전 수명 극복…북미 시장 공략
포스코퓨처엠도 투자 확대…2030년 32만t 생산
엘앤에프 연구소. [엘앤에프 제공]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양극재 제조업체인 엘앤에프가 일본 화학 회사 미쓰비시케미컬그룹과 손잡고 음극재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음극재는 중국이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분야다. 엘앤에프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비중국산 음극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겠다는 포부다.

엘앤에프는 23일 음극재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엘앤에프는 음극재 분야 원천 기술력이 뛰어난 미쓰비시케미컬과 함께 국내에 생산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음극재 국산화율을 끌어올리고, 북미 시장에서 음극재 공급망을 강화한다. 구체적인 투자 규모, 협력 방식 등은 아직 협의 중이다.

미쓰비시케미컬은 중국 베이터뤼(BTR), 즈천과기(Zichen), 산산과기(ShanShan), 국내 포스코퓨처엠 등과 함께 주요 음극재 기업으로 꼽힌다.

음극재는 양극재, 분리막, 전해액과 함께 배터리를 구성하는 4대 핵심 소재다. 배터리의 충전 속도와 수명을 결정하는 역할을 하며, 주로 천연흑연·인조흑연 등으로 만든다. 천연흑연 음극재는 원료 확보가 쉽고 가격이 저렴하지만 충·방전을 반복하면 배터리가 팽창하는 것이 단점이다. 인조흑연 음극재는 배터리가 잘 부풀지 않고 충·방전 속도도 더 빠르지만 비싸다. 미쓰비시케미컬은 천연흑연을 활용하면서도 팽창을 억제, 충·방전 수명을 극복했다. 이와 관련 특허도 취득했다.

양극재 제조업체인 엘앤에프가 음극재 시장에 뛰어든 것은 비중국산 음극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음극재는 배터리 원가의 14%가량을 담당하는 핵심 소재다. 양극재(약 35%)보다는 비중이 적지만 중국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국산화가 더 시급한 소재로 꼽히기도 한다.

ICC컨설팅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은 전 세계 음극재 생산량의 96%를 차지했다. 음극재의 주원료인 흑연의 채굴 및 가공이 주로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어서다.

양극재의 경우 에코프로, 포스코, LG화학 등 국내 업체를 비롯, 일본 및 중국 업체들이 시장에 다수 포진해 있어 상대적으로 공급망 안정성이 높다. 반면 음극재는 세계 10위권을 대부분 중국업체가 장악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포스코퓨처엠이 유일하게 흑연계 음극재를 생산해 왔다.

포스코퓨처엠 포항 인조흑연 음극재 공장. [포스코퓨처엠 제공]

포스코퓨처엠 또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현재 포스코퓨처엠은 세종 2곳(7만4000t, 천연흑연), 포항 1곳(8000t, 인조흑연) 총 3곳에서 연 8만2000t의 음극재를 생산한다. 포스코퓨처엠은 이를 2030년 32만t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지난해 설정한 목표 26만t에서 목표치를 대폭 높여 잡았다.

포스코퓨처엠은 1만t 규모의 인조흑연 2단계 공장을 증설 중이다. 또 약 5000억원을 투자해 2025년까지 포항에 인조흑연 음극재 생산공장도 추가로 건설한다.

흑연계 음극재에 4~5%의 실리콘을 첨가해 만든 실리콘 음극재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리콘 음극재는 흑연계 음극재보다 고용량·고출력의 성능을 갖고 있어 차세대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대주전자, 한솔케미칼 등도 실리콘 음극재 생산을 확대하고 있으며, LG화학, SKC 등도 실리콘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국내 배터리사들 역시 음극재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호주 배터리 소재·장비 기업인 노보닉스와 인조흑연을 공동 개발한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공동개발에 나서는 대가로 일정 기간 노보닉스의 생산 물량을 독점 공급받고,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음극재를 확보한다. 기대 물량은 향후 10년간 5만t 이상이다.

SK온도 지난 5월 미국 앨라배마주 흑연지대에 위치한 쿠사 카운티의 탐사·채굴권을 갖고 있는 웨스트워터 리소스와 배터리 음극재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향후 3년간 양사는 SK온 배터리에 특화된 친환경 고성능 음극재를 연구·개발할 예정이다. 지난 1월에는 애리조나주에 음극재 생산라인을 구축 중인 우르빅스와도 음극재 공동개발협약을 발표했다.

jiyu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