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켈러 텐스토렌트 최고경영자(CEO) [텐스토렌트 제공] |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반도체 업계 천재가 삼성 파운드리 행사 연사로.”
반도체 업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평가받는 짐 켈러 텐스토렌트 최고경영자(CEO)가 이달 말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에 열리는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3’을 찾는다. 켈러 CEO는 최근 LG전자와도 칩 개발 협력을 하며 한국 기업들과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켈러 CEO와의 접점 확대를 통해 국내 시스템반도체 등 칩 개발 역량 강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27일(현지시간) 열리는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3’에서 켈러 CEO가 기조 연설을 맡는다. 그는 리스크파이브(RISC-V)와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차세대 컴퓨팅 기술에 대한 소개를 할 예정이다. 2021년 파운드리 포럼 이후 2년 만이다.
이번 연설은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칩 위탁생상) 1위 기업인 대만의 TSMC의 행보에 비견돼 주목된다. 켈러 CEO는 지난해 TSMC의 ‘2022 TSMC OIP 에코시스템 포럼’에서 칩 설계의 미래에 대한 기조연설을 맡은 바 있다. 당시 TSMC는 켈러 CEO를 소개하며 ‘전설적인 칩 설계자(legendary chip architect)’라고 그의 중요성을 부각시킨 바 있다.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3 기조연설자 [삼성파운드리포럼 웹페이지 캡처] |
짐 켈러는 중앙처리장치(CPU) 설계 분야에서 그야말로 입지전적의 인물로 평가된다. 그는 AMD에서 젠(Zen) 아키텍처를 개발해 추락하던 AMD의 부상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후 애플과 테슬라에도 몸 담아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자율주행 전용 시스템 설계도 맡았다. 세계 최대 시스템 반도체 업체인 인텔에서도 기술·시스템 아키텍처·클라이언트 그룹 수석 부사장 겸 실리콘엔지니어링 부문 총괄까지 올라 인텔 프로세서 혁신을 주도한 인물이다. 현재는 2016년에 설립된 AI반도체 기업 텐스토렌트의 CEO를 맡고 있다. 텐스토렌트는 반도체 설계자산(IP) 아키텍처 리스크파이브를 활용해 연구 중이다.
지난 9일 경계현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장 사장은 연세대를 찾아 학생들에게 강연하는 자리에서 켈러 CEO와의 협업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삼성전자 직원들을 미국으로 보내 컬러 CEO에게 교육 받도록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경 사장은 “전세계가 생성형 AI를 사용하면 이를 구동시킬 수 있는 반도체가 문제”라며 “삼성전자 내 직원들을 미국에 보내 짐 켈러와 같은 훌륭한 거장에게 교육받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켈러 CEO는 최근 LG전자와의 협력으로도 이목을 끌었다. 지난달 말 LG전자는 텐스토렌트와 AI와 칩렛 기반 반도체를 개발한다고 밝혔다. LG전자는 텐스토렌트 AI 반도체 기술을 스마트TV에 적용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칩렛은 서로 다른 반도체 칩을 연결해 성능을 향상하는 기술이다. 최근 반도체 공정 미세화 한계를 보완할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LG전자와 텐스토렌트는 칩렛 기반 반도체를 데이터센터에 적용한다는 계획으로, LG전자가 강점을 가진 비디오 코텍 기술도 여기에 녹여낼 방침이다. 스마트TV 뿐 아니라 콘텐츠가 유통되는 데이터센터 단에서도 영상 처리 기술을 활용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LG전자는 텐스토렌트와 제휴로 AI 성능과 효율성이 향상된 칩을 개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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