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로이터] |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글로벌 주요 증시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유럽증시가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상보다 중국 금리인하에 주목하며 반등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20일 글로벌 주요 증시를 살펴본 결과 올해 들어 지난주까지 기술주 중심의 미국 나스닥은 30% 상승했다. 일본 니케이와 한국의 코스닥도 비슷한 상승폭을 보였고, 대만 가권지수도 20% 상승률을 보였다. 이같은 상승세는 반도체와 전기차·2차 전지 테마가 치솟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반도체와 전기차 등의 비중이 낮은 대신 럭셔리주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유럽 증시의 상승률은 10%에 머물렀다.
다만 유럽 주요국 증시는 지난주 ECB의 금리 인상 결정을 소화하며 오히려 반등세를 보였다. 중국이 금리인하 등 부양책에 나서면서 명품 및 경기 방어주가 힘을 냈기 때문이다. 직전 거래일인 19일(현지시간)에는 골드만삭스의 중국 올해 국내총생산(GDP) 전망치 하향 조정에 반락하면서 출렁이기도 했다.
하지만 20일 중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현실화되면 유럽증시에 중국발 훈풍이 본격적으로 불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은 지난 7일 역레포 금리와 15일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인하로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 인하를 기정사실화했다.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이번달내 부동산과 내수 진작 등이 포함된 경기 부양 패키지 발표를 계획하고 있어, 중국발 정책 모멘텀이 전세계 증시 상승을 밀어주는 장세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명품시장의 ‘큰 손’ 중국의 소비가 회복된다면 직접적인 수혜는 유럽증시가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의 시가총액 상위기업에는 LVMH, 로레알, 에르메스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럭셔리 주식 10개가 유럽증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달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명품 시장 규모는 3250억달러로 세계 명품 시장의 5분의 1 수준으로 추산된다. 올해 이 시장이 쪼그라들면서 유럽증시도 덩달아 고전한 바 있다. 블룸버그와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세계 최대 명품 기업인 LVMH와 2위 케링의 전체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7% 수준이며, 에르메스는 20%, 리치몬트는 25%에 달한다.
류진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대출우대금리(LPR)는 부동산담보대출금리에 연동돼 있는 만큼 부동산 경기 회복에 긍정적일 수 있으나, 5년물 10bp(1bp=0.01%포인트) 인하가 가져올 효과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7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신호가 나타난다면 중국 정책금리 인하 폭은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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