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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부자=강남부자’…마용성, 노도강도 결국 강남으로 [더 리치 서울]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 서울시는 지난해 7월과 9월 강남구에 재산세를 모두 1조2983억원 부과했다. 2위인 서초구 7525억원나 3위인 송파구 6556억원 보다도 차이가 클 뿐더러, 서울에서 가장 적게 부과된 도봉구 658억원과는 20배 가까운 차이가 난다.

이처럼 강남이란 단어는 대한민국에서 ‘부의 상징’과도 같다. ‘서울 부자’들의 자산형성 과정과 앞으로의 자산증식 계획 등을 물어봐도 “강남에 투자하고, 강남에 살겠다”는 답이 들려왔다. 사실상 ‘강남부자=서울부자’란 얘기다. 또 타 지역 사람들이 강남·서초·송파구를 ‘강남 3구’로 통칭하는 것과 달리 그 안에서도 지역 나누기가 뚜렷한 것도 눈에 띄었다.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연합]
“이래서 강남, 강남 하는구나” 투자부터 거주까지 ‘강남 붙박이’

헤럴드경제와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공동 발간한 ‘더 리치 서울(The Rich Seoul) : 2023년 서울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부자들의 현재 거주지는 물론이고 향후 유망한 투자처, 부자의 조건 등에는 모두 ‘강남 3구’라는 공통점이 등장했다. 이번 조사는 서울에 거주하는 30대 이상·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300명 부자들을 대상으로 심층인터뷰와 함께 진행됐다.

가장 뚜렷하게 보인 점은 강남에 대한 충성도다. 첫 소유 부동산 소재지를 강남으로 한 부자들 중 현 거주지를 강남으로 선택한 비율은 88.1%에 달했다. 강남3구에서 첫 주택을 부동산을 소유한 사람 중 마용성이나 노도강으로 이동한 경우는 0.8%로 사실상 ‘제로(0)’였다. 강남에 자리를 잡고 나면 떠나지 않는다는 소리다. 마·용·성(34.2%), 노·도·강(45.2%), 기타 서울 지역에서 첫 투자와 현재 거주를 모두 한다고 응답한 비중을 고려하면 강남에 대한 선호가 압도적임을 알 수 있다.

강남 선호는 다른 지역 부자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됐다. 강남3구 외 마·용·성, 노·도·강 등에서 첫 부동산을 산 뒤 강남 3구로 이동한 사람도 각각 31.6%, 32.3%에 달했다. 여러 이유로 다른 구에서 부동산을 사더라도 셋 중 한명 꼴로는 강남3구로 입성했다는 얘기다. 부자들에게 강남은 과정이자 종착지인 셈이다.

헤럴드경제가 심층 인터뷰한 100억원대 자산가 A씨는 “쓰러져도 강남이 최고”라며 “최근 영리치로 뜨고 있다는 성수동 뒤쪽만 가도 말도 못하게 허름한 지역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러 자식들한테도 ‘너 여기 살래?’라고 농을 던진다”고 덧붙였다.

현재 A씨는 강남에서 쭉 살다가 성동구 서울숲 인근에서 살고 있다. A씨의 집은 성동구 내에서 부촌으로 꼽히지만 여전히 강남과의 차이가 크다고 했다. 직접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수준차이’라고 하는데, 이래서 엄마들이 강남을 오려고 하는구나 하고 느끼고 있다”고 토로했다.

향후 유망할 것으로 생각하는 부동산 투자 지역 1순위도 단연 강남 3구였다. 전체 300명의 응답자 중 148명(49.3%)이 유망한 투자 지역으로 강남 3구를 꼽았다. 특히 강남 3구 선호는 거주자들에게 제일 높았다. 강남 3구 거주자의 64.2%가 강남 3구를 유망 핵심지역으로 꼽았다. 이같은 선호를 볼 때 강남3구 부자들이 다른 지역으로 눈길을 돌릴 확률은 크지 않다는 얘기다.

사진은 잠실동 트리지움, 리센츠 등 아파트단지 전경.[이민경 기자]
‘강남3구’로 묶지 마세요. ‘반포’, ‘압구정’, ‘대치’ 명확하게 나눈다

강남3구 부자들의 특징 중 하나는 해당 지역 내에서도 자신이 사는 공간을 세분화, 타자화한다는 점이다. 외부에서 소위 강남·서초·송파를 ‘강남 3구’로 통칭하고 있지만 지역 내 사람들은 이 세 지역을 공통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단 얘기다. 특히 어릴때부터 해당 지역에 산 강남 키즈일수록 지역에 대한 애향심(愛鄕心)이나 자부심도 뚜렷했다.

심층인터뷰에 참여한 B씨는 “나는 처음부터 반포 사람이고, 나의 현재 자산이나 배경, 내가 이룬 것에 자부심이 있다”고 말했다. 30대 후반인 B씨는 서초구 출신으로 현재 배우자와 둘이 양천구에서 거주하고 있다. B씨는 “사실 강남이라고 하지만 거주지 선호를 말하라고 하면 정확하게 ‘반포’를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초구, 그 안에서도 반포를 선호하는 이유는 본인이 나고 자라면서의 ‘체감’에 따른 것이다. B씨는 “강남구는 사업가들이 많고 서초구 특히 반포 지역은 (어릴적부터) 전문직이 많아서, 재력과 지적 수준의 밸런스가 맞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체감에 따라 움직인 것은 또다른 자산가 C씨도 마찬가지다. 전문직으로 40대에 수십억원 대 자산을 형성한 그는 “처음으로 부동산을 산 게 대치동 아파트”라며 “어릴 때 압구정동도 살아보고 대치동도 살아봤더니 압구정동은 너무 복잡하니 그냥 아는 곳이 낫겠다 싶어서 대치동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진정한 부자의 조건으로 자산/돈을 제외하고 강남구, 청담동 등 거주지를 2위 내 조건으로 응답한 비중도 11%에 달했다. 부자들은 진정한 부자로 인정받으려면 사회적 지위(34%), 금융기관 자산관리/PB센터 이용(23.3%), 직장 및 사업체 내 인지도(21.3%) 등을 꼽았다.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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