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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대만 교류 대폭발 조짐..믿음 주면 베트남 만큼 간다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비교적 보수적으로 방역정책을 이어간 한국과 대만은 아시아의 양대 방역모범국가로 꼽힌다. 바꿔말하면, 뭔가 철저히 하느라 교류 재개가 늦었다. 하지만 3월부터 급물살을 탄다.

대만인들의 한라산 트레킹
대만 타이베이 야경

춘삼월, ‘쿵따리샤바라’ 가수 구준엽씨의 대만 처제 서희제씨가 스스로 K-드라마 팬임을 자처하면서 한국의 매력을 대만에 알리고, 대만의 매력을 한국에 알리는 가교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서울에 있는 중견호텔, 중소여행사 등으로 구성된 서울관광재단의 대만 원정대는 지난 3월 현지 여행업계 및 미디어 대상 B2B 트래블마트와 서울관광설명회 ‘컬러 유어 라이프스타일 서울’ 행사를 통해 역대 최다인 158건의 계약을 단숨에 성사시켰다.

그리고 서울에 이어 부산-타이베이 간 노선도 3월 급격히 증가했다. 중화항공(한국사무소 회장 박종필)이 주 7회로 2배 가까이 늘리는 과감한 공급우선정책을 펼쳐 실효를 거두었고, 부산관광공사는 대만 현지 언론과 여행사를 초청해 봄꽃여행 선발대 팸투어을 펼쳤다.

한국관광공사의 대만 여행업계 환영행사

이후 부산행 여행객도 많았지만 강서구 바로 옆 진해벚꽃축제에 대만 여행객들이 대거 운집했다. 당시 한국-대만 관광교류 급증세 초기였는데, 이때 방한한 대만인들 대부분은 봄꽃나들이로 한국을 찾았다.

3월 하순 세계최고 여성가수그룹 블랙핑크 대만공연은 또 하나의 기폭제가 된다. 블랙핑크 전세계 순회 공연 중에서도 대만 공연 때 현지 관객들의 함성은 그 이전 어느 공연장 보다 컸다는 평가를 받았고, 그만큼 한국에 대한 호감도 높아진 것으로 해석됐다.

인터파크여행사는 올 1분기 한국인의 대만 여행이 코로나 이전 보다도 더 많아졌다는 소식을 알렸다.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중대형 한국여행사들의 대만 상품은 큰 인기를 끌었다.

부산 체험, 진해 여행에 이어, 대만인들은 제주 한라산 트레킹 여행, 마라톤 관광에도 참여해 한국여행의 지평을 확 넓혔다.

일본의 강압적 지배를 받고도 일본을 좋아하는 사람이 대만인의 절반 정도 된다. 그래서 대만은 일제의 횡포에 대해 여전히 분개하고 잊을만하면 재도발하는 일본에 응징하는 한국과의 관계에서 다소 어정쩡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팬데믹 와중에도 한국여행을 하고 싶어 상공에서 한국하늘을 들렀다 간 대만 스카이투어 여행객들.

일부 대만 연예인은 숫자 많은 중국인들의 인기를 얻기 위해 근거 없는 한국 비판 발언을 서슴지 않은 적도 있다.

대만 당국이 자국 국민 대다수가 한국을 좋아한다해도 강하게 친분을 보여주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대만 오피니언 리더 중 친중 혹은 친일파가 일부 섞여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한국을 방문한 대만 정부 민간 리더들이 중국,일본에 유리한 정책을 펴는 인사가 아닌, 대만의 장래 만을 생각하며, 대만의 실리를 추구하는 인사이기를 바란다. 더이상 한국만 대만을 짝사랑하는 것이 아닌 대만측의 한국에 대한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리오프닝 초기부터 관광 상호교류의 ‘대박’ 파트너가 해외여행 안거거나 못가는 일본인이 아니라, 노마드 기질에다 ‘의리 품은 여행’도 할 줄 아는 한국인인줄 알면서도 대만은 주저하다가, 몇 달 간의 숙고 끝에, 6월 들어, 비로소 강도 높은 한국인 구애작전을 벌이고 있다.

대만에 대한 한국인들의 정감은 오래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기 때문에, 대만이 2023년, 블랙핑크의 3월 처럼, 홍대 로드쇼를 대대적으로 펼친 6월 처럼, 강도높은 구애를 할 경우, 자연스럽게 더 많은 한국인들의 마음을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17일 홍대 거리 대만 관광 로드쇼에 운집한 한국인들의 두줄 서기 장사진.

한국인들은 ‘노 저팬’ 자발적 캠페인에서 드러나듯, 좋은 여행지 인데도 사람들이 믿음직스럽지 못할 경우 주저하거나 가지 않는다.

그러나, 호주가 인종차별국에서 다문화 존중국으로 변화되던 시점, 사돈나라 베트남에 대해 과거의 앙금을 씻고 다시 잘해보자는 마음이 들던 시점, 터키가 형제국임을 강조하던 때, 헝가리가 한국과 역사를 공유했다는 사실을 안 때, 스페인이 한국에 적극적으로 구애하면서 상호방문의해를 만들던 때, 즉 강한 믿음이 생길 때 한국인들은 폭발적인 기세로 더 좋아진 사촌형제 나라를 방문해주는 습성을 한국인들은 갖고 있다.

즉, 1회성 로드쇼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인들이 대만 구애의 진정성을 확인하는 순간, 한국-대만 간 관광교류는 태국급(한국인 최대 연간 300만), 베트남급(한국인 최대 연간 400만)으로 대폭발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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