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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지털 혁신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소비자 이익 최우선” [헤럴드 금융·부동산 포럼 2023]
신진창 금융위 금융산업국장 주제발표
대환대출 플랫폼, 8일 만에 3650억 이동
예적금·보험 비교까지 플랫폼 통한 경쟁촉진
김용진 좌장, 임수한·신원근·서래호·조현준
은행·빅테크·핀테크 함께 패널토론도 가져
신진창 금융위원회 금융산업국장이 15일 서울 중구 소공동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헤럴드 금융·부동산 포럼 2023’에서 ‘플랫폼, 금융의 판이 바뀐다’의 주제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대환대출플랫폼을 주택담보대출 영역까지 확장을 추진 중인데, 인감의 진위 여부를 자동적으로 판단해줄 장치가 없다. 마이데이터를 통해 편의를 높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조현준 핀크 대표)

“디지털 기술이 실제 국민에게 편리함을 주려면 제도적 노력들이 계속돼야 하고, 거의 대부분 영역에서 업계와 함께 고민하겠다. 조 대표가 말씀하신 등기 확인 영역은 대환대출을 주택담보로 확산하는 데 핵심 장애요소라고 생각하고 있다. 점검하고, 대화하겠다.”(신진창 금융위원회 금융산업국장)

정부가 데이터의 활용과 결합을 통한 디지털 혁신의 걸림돌을 적극적으로 개선할 뜻을 밝혔다. 또 플랫폼 간 경쟁을 독려하되, 금융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속도 조절을 통해 혁신을 이어가겠다고도 전했다.

▶디지털 금융 가속화, 대환대출 등 플랫폼 한도 두고 관리한다=신진창 금융위원회 금융산업국장은 15일 서울 중구 소공동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헤럴드 금융·부동산포럼 2023’에서 ‘플랫폼, 금융의 판이 바뀐다’는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신 국장은 “전통적인 금융사 입장에서 보면 디지털 흐름이 가속화되고, 비금융 빅테크마저도 시장에 도전하지 않느냐”며 “실물경제의 성장 잠재력 위축에 따라 금융산업이 타격을 받는 상황에서 소비자 선호 변화 등을 감안하면 디지털 전환은 거스를 수 없다”고 진단했다.

소비자들의 생활 습관도 바뀌면서 비대면 금융상품 비교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이에 당국에서도 비대면으로 한눈에 금융상품을 비교할 수 있는 플랫폼을 속속 준비해 왔다. 앞서 당국은 2022년 8월 온라인 예금 중개업 시범운영 방안과 플랫폼의 보험상품 취급 시범운영 방안을, 그해 11월에는 대환대출 인프라 계획을 발표했다.

대출 조건 비교부터 이동까지 15분 만에 원스톱으로 이동하는 대환대출 플랫폼은 지난 5월 31일 개시 이후 8일 만에 1만4137건, 3650억원이 이동한 상태다. 저축은행에서 은행 및 카드사로, 은행에서 은행으로 대출한도나 금리 등이 옮겨가는 가운데 12월 말에는 주택담보대출로 대환대출 대상을 늘리기로 했다.

신 국장은 “앞으로도 개별은행들이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신규 대출상품뿐 아니라 좀 더 공격적인 금리 정책을 취할 것”이라며 “주담대의 경우에는 모바일에서 원스톱으로 처리되기 어려운 데다 소비자의 심리 상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이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업권과 플랫폼 기업들과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예금, 보험비교 플랫폼을 통한 경쟁촉진 의지도 컸다. 다만 상품별 특성을 고려해 플랫폼 서비스의 범위와 폭을 확정할 예정이다.

조만간 순차적으로 개시되는 예금 비교 플랫폼은 총 9개 기업이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다. 이달에도 16개 기업이 추가로 서비스 신청을 해 시장 공략을 노리고 있다. 그는 “예금의 경우 적극자산이라는 점에서 금융사고, 보이스피싱 우려가 크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 제도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 또한 보험상품을 비교·추천하고 소비자가 선택한 보험사와 연결하는 데 초점을 두고 올해 말 출시를 준비 중이다. 특히 보험의 경우 구조적 특성, 보험설계사와 보험대리점과의 관계 등도 고려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다만 디지털 혁신을 통해 소비자 편의를 도모하되 금융시장의 불안정한 요소로 작용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신 국장은 “소비자 편의가 대원칙이기 때문에 알고리즘이나 수수료 등에 대해서도 지켜보고 있지만, 급격한 예금이나 대출 이동이 특정 금융회사 업무의 위험요소로 작용하면 금융시장 안정을 저해할 수 있다”면서 “초기에 플랫폼 서비스 시행에 있어 한도를 두고 관리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제 발표 이후 조현준(왼쪽부터) 핀크 대표,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 교수, 신진창 금융위 금융산업국장, 서래호 네이버파이낸셜 금융총괄 책임리더, 임수한 신한은행 디지털전략 부행장이 패널 토론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은행·플랫폼은 ‘상생’ 관계...소비자 효능 더 높아져=신 국장의 발표 직후에는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 교수를 좌장으로 은행·빅테크·핀테크가 함께 패널 토론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대환대출 플랫폼의 순기능 ▷금융사와 플랫폼 간의 상생 ▷소외되고 있는 중소 핀테크 등 다양한 주제를 두고 자유로운 토론이 진행됐다. 향후 은행과 거대 플랫폼, 그리고 핀테크가 각자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은행을 대표해 토론에 참석한 임수한 신한은행 디지털전략 부행장은 대환대출 플랫폼의 순기능으로 은행의 거래 활성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임 부행장은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 비교 플랫폼, 대출 이동 시스템이 위협적인 인프라임은 분명하다”면서도 “오히려 은행이 갖고 있는 플랫폼을 좀 더 경쟁력 높게 만들고 편의성을 높이면 고객이 머무르게 하는 요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기존에 플랫폼 경쟁력을 통해 시장의 변화에 대해서도 대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는 금융소비자가 플랫폼을 통해 대출 상품 탐색비용을 줄이고, 대출 승인율은 높이는 한편 대출 한도 증액·금리 인하 등의 효익을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 대표는 “64개 업체의 모든 대출정보를 일일이 확인한다면 하루 꼬박 새워도 하기 힘들 것“이라며 “카카오페이를 통해 2분 만에 대출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페이를 통한 대출 승인율은 73%에 이르고, 2.1배의 증가된 한도를 경험했다”고 밝혔다.

서래호 네이버파이낸셜 금융총괄 책임리더는 금융사와 플랫폼 간의 관계는 ‘상생’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책임리더는 “플랫폼과 금융사의 관계를 경쟁이 아닌 상생으로 정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금융소비자의 후생을 위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동반자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소비자와 금융사의 이해관계가 맞지 않는 차집합이 존재하는데 플랫폼이 이 차집합을 채워줄 수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대환대출플랫폼 중 하나인 핀크를 이끌고 있는 조현준 대표는 거대 은행과 빅테크가 아닌 핀테크가 처한 어려움에 대해 설명했다. 조 대표는 “시장 논리에 따라 어쩔 수 없지만 대환대출 시장에서 가장 선호되는 건 은행상품”이라며 “은행 입장에선 당연히 고객기반이 큰 플랫폼들과 먼저 연결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시장을 먼저 개척해 온 핀테크 입장에선 상당히 아픈 얘기”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 국장은 핀테크 기업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혁신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응답했다. 그는 “거대 기업과의 경쟁이 여의치 않은 핀테크 기업들이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다면 금융혁신지원 특별법에 따라 4년 동안 운영하고 판단받을 수 있다는 장치가 있다”고 말했다.

김용진 교수는 “은행도, 핀테크도 각각 플랫폼을 내놓고 있는데, 소비자 편의를 위해 정부가 하나로 통합하면 어떨까”라고 패널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임수한 부행장은 “15년 전부터 디지털전략 일을 했고, 국내에 스마트폰 도입시 금융결제원에서 실제 모든 은행의 통합을 시도했었다. 그러나 은행마다 정보와 서비스의 차이가 있고, 은행마다 고객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가 커서 통합은 어렵다”고 했다.

서래호 책임리더도 “커머스 플랫폼을 살펴보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소수의 플랫폼으로 서바이벌 하듯이 경쟁을 통해 선택받는 흐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각 패널은 향후 은행·플랫폼·핀테크가 각자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신한은행은 서비스형 뱅킹(BaaS)을,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파이낸셜은 마이데이터를 통한 맞춤형 서비스를, 핀크는 대출 중개 서비스의 자동화를 강화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신 국장은 “디지털 금융이 국민에 편익을 주기 위해선 뒤에 있는 제도적 개선이 지속돼야 한다”며 ”디지털 혁신에 걸림돌 되는 게 있다면 적극적으로 개선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서정은·홍승희·김광우 기자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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