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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만’인데 ‘편두통’ 자주 있으면…‘치매’ 걸릴 위험↑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편두통을 앓는 사람은 치매에 걸릴 위험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또 비만인데 편두통을 동반하면,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이 1.39배나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 원주의대 세브란스기독병원 백민석 교수 연구팀은 국가건강검진에 참여한 40세 이상 성인 607만6184명을 대상으로 18년치(2002∼2019년) 의무기록을 분석한 결과, 편두통과 치매 사이에 이런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16일 밝혔다.

편두통은 일반인의 약 10%가 갖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특별한 원인 없이 머리 관자놀이 쪽이 쑤시듯 아픈 게 반복된다면 편두통이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대부분 구토나 복부 불편감 등이 동반되며, 간혹 시야 장애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이번 연구에서 편두통 진단 병력이 있는 사람의 치매 발병률은 편두통 병력이 없는 사람의 3.7%보다 높은 7.1%로 집계됐다.

연구팀은 편두통 진단을 받은 사람에게 향후 알츠하이머 치매가 발생할 위험이 편두통이 없는 사람에 견줘 1.37배 높은 것으로 추산했다.

편두통은 만성인지, 간헐적인지에 따라서도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에 미치는 영향이 달랐다. 만성 편두통 환자의 알츠하이머 치매 발생 위험은 간헐적 편두통 환자보다 1.48배 높았다.

편두통과 치매의 연관성은 젊은 연령대에서 더욱 뚜렷했다. 65세 이상 그룹에서 편두통 환자의 치매 발병 위험은 편두통이 없는 사람보다 1.27배 높았지만, 65세 미만 그룹에서는 이런 위험이 1.58배에 달했다.

비만도 편두통에 의한 치매 발병 위험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연구팀은 체질량지수(BMI, ㎏/㎡)가 25 이상으로 비만한 사람이 편두통을 동반하면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이 1.39배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만성적이고, 반복적인 편두통이 뇌 구조를 취약하게 만들고 기능을 약화해 기억력 저하를 초래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편두통이 만성 스트레스와 염증을 부르는데, 이게 장기간 축적되면서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것이다.

외국의 연구에서는 특정 유전자를 지닌 사람이 편두통과 치매 모두에 취약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제시되기도 했다.

백민석 교수는 "편두통에서 비롯된 만성 스트레스가 뇌 속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피질(HPA) 축에 조절 장애를 초래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편두통 환자 중에서도 나이가 어리고 비만도가 높을수록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이 증가하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한달에 3번 이상 심한 편두통이 발생해 삶의 질이 심각하게 떨어진다면, 병원 진료를 받아 편두통 발작을 막을 방법을 찾아야 한다. 만성 편두통의 경우 예방약을 처방받아 복용하는 것도 좋다.

또 평소 약물남용, 카페인 음료 과다 섭취, 음주, 흡연 등의 생활습관이 편두통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킬 수 있는 만큼 위험 요인을 찾아 이를 피하는 것도 중요하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Frontiers in Aging Neuroscience) 최신호에 발표됐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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