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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60슬라’에 차익실현? 아직 손해…떨어진 환율에 가슴앓이 하는 테슬람들 [투자360]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 테슬라 주식 28주를 보유 중인 직장인 성대윤(42) 씨는 작년 10월 초 자신이 매입했던 시점보다 테슬라 주가가 높은 지점에 도달했지만 여전히 울상이다. 매입 당시 1400원 초반에 이르렀던 원/달러 환율이 현재 1270원대 초반까지 떨어진 탓에 본전은 커녕 여전히 손실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 씨는 “현재 수준의 원/달러 환율에서 본전이라도 찾으려면 테슬라 주가가 아직 한참 더 올라야 하지만, 주가 급등에 따른 조정 가능성에 대한 분석이 나올 때마다 초조해진다”고 말했다.

테슬라 주가가 역대 최장기간 연속 상승 기록을 연이어 경신하며 연중 최고치를 찍고 있지만, 테슬라 주식을 들고 있는 일부 서학개미(서구권 주식 소액 투자자)들의 얼굴에선 그림자가 걷히지 않는 모양새다. 고(高) 환율 시기 테슬라 주식을 매입한 탓에 1300원 선 아래로 떨어진 현재 환율 수준으로 보유한 주식을 털기엔 여전히 손해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테슬라 주가 13거래일 연속 상승…최장 기록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NYSE)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55% 오른 258.7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달 24일부터 13거래일간 계속 주가가 상승했다. 지난 2010년 6월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 이래 최장기간 연속으로 랠리를 펼친 셈이다.

종전 기록이었던 11거래일 연속 상승(2021년 1월)은 12일(현지시간) 깨진 바 있다. 연이틀 신기록 행진을 이어간 것이다.

올 들어 테슬라 주가는 139.32%나 폭등했다. 그 결과 시가총액은 약 8107억달러(약 1032조원)까지 커졌다.

테슬라 주가 상승에 차익을 실현하기 위한 서학개미들의 순매도 행렬에도 속도가 붙은 모양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6월 1주차(5~9일)에 서학개미들은 1억1148만달러(약 1420억원) 어치의 테슬라 주식을 순매도했다. 5월 5주차(5월 29일~6월 2일) 기록한 5377만달러(약 685억원)보다 2.1배 늘어난 것이다. 이보다 한 주 앞선 5월 4주차(22~26일)에도 서학개미들의 테슬라 수매도액은 9294만달러(약 1184억원)에 이르렀다. 해당 3주간 테슬라 주가는 29.4%나 올랐다.

매수가보다 現 테슬라 주가 높아도 환차손 탓 손해

테슬라 주식 ‘대탈출’에 참가한 서학개미들의 모습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매도 행렬에 끼지 못한 서학개미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7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주당 240~310달러였던 테슬라 주식을 사들인 투자자들이다. 작년 7월 20일부터 10월 5일까지 테슬라 주식에 대한 매수금액은 29억6463만달러(약 3조7740억원)에 이른다.

이들의 발목을 붙잡은 것은 원/달러 환율이다. 주식 매수 당시 1300원 초반에서 1400원 중반에 이르던 원/달러 환율이 13일 기준 1272원까지 떨어진 탓이다. 테슬라 주가가 매수 당시 시점보다 현재 더 높다 할지라도 환율 탓에 매도 시 손에 쥐어지는 돈이 투입했던 수준에 턱없이 못 미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구체적으로 작년 10월 4일 종가 기준으로 테슬라 주식(249.44달러) 50주를 매수했다고 가정할 경우 투입된 자금 규모는 1만2472달러(약 1781만원)에 이른다. 당시 원/달러 환율은 1428원이었다.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 전량 매도에 나설 경우 테슬라 주가와 원/달러 환율을 적용해 보면 약 1645만원의 돈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수수료 등 제반 비용을 고려할 경우 150만원 가량의 손해를 보는 셈이다.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위해선 테슬라 주가가 280달러를 넘어야 하는 상황이다.

“300슬라” vs “주가 과열”

향후 테슬라 주가 흐름의 향방을 두고는 국내외 증권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모양새다.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분석가는 테슬라의 목표 주가는 기존 215달러에서 300달러로 큰 폭 상향 조정했다.

미국에서 테슬라의 전기차 충전소 ‘슈퍼차저’에 적용된 ‘NACS(North American Charging Standard)’ 방식이 점차 대세로 입지를 굳히는 양상이 최근 테슬라 주가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여기에 ▷미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7500달러 보조금을 주력 차종인 ‘모델Y’에 이어 ‘모델3’까지 전액 지원 받을 수 있게 된 점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 생산에 곧 돌입할 것이란 점 ▷중국 시장 판매 호조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중국 방문 및 사업 확장 논의 등이 테슬라 주가에 날개를 달았다.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만큼 둔화하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나스닥 지수가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미국 증시가 기술주의 주도 하에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도 호재로 평가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90.8%에 이른다는 점도 미 증시 ‘서머랠리’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금리에 민감한 기술주의 대표 격인 테슬라의 주가에도 분명 긍정적인 요소다.

다만, 테슬라의 중국 시장 내 점유율이 부진한 수치를 가리키고 있는 데다, 최근 주가가 과열 구간에 접어들었다는 지적은 불안 요소로 꼽힌다.

CNBC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14일 동안 NYSE에서 상대강도지수(RSI)가 가장 높은 주식이었다. RSI는 일정 기간 주가가 전 거래일 가격에 비해 상승한 변화량과 하락한 변화량의 평균값을 구한 것으로 수치가 70을 넘을 경우 과매수로 본다. CNBC는 “테슬라의 RSI가 91.46”이라며 “이러한 상승세는 투자자들이 주식을 처분해야 할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국내 증권가에서도 테슬라 주가를 업계 평균 목표가를 넘어선 수준으로 분석하며 투자에 유의하라고 조언했다. 박현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테슬라 현재가는 투자은행(IB) 평균 목표주가를 상회 중”이라며 “블룸버그 기준 12개월 평균 목표 주가는 195.85달러”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기차 충전소, 차량 IRA 공제 혜택 등의 수혜 요인이 존재하나 단기적인 주가 급등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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