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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베일리, 초교학군 배정 ‘자승자박’
조합, 학교시설 기부채납 줄소송
잠원초 교실증축 비용 일부 반환
반포대로 건너 통학 불가피 할듯

올 하반기 입주를 앞둔 서울 반포 한강변 대단지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 통합재건축) 조합이 초등학교 배정과 관련해 애를 먹고 있다. 통학 구역인 잠원초의 과밀학급 문제가 우려돼, 원베일리 입주 초등학생 일부가 반포대로를 건너 좀 더 먼 초등학교로 배정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다. 입주민 아이들의 통학이 불편해지는 것 뿐 아니라 향후 전세 수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다. 원베일리 측은 잠원초 통학을 희망하고 있지만, 학생 수요 감소를 이유로 소송 끝에 학교용지부담금까지 환급받은 바 있어 조합의 요구에 명분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특별시강남서초교육지원청은 최근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조합에 학생 배치를 위한 협조 요청 공문을 보냈다. 현재 교육지원청은 잠원초 학생 수용 여건, 학부모 민원 사항 등으로 원베일리 입주 학생 전체를 잠원초에서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교육지원청은 공문을 통해 조합원 및 입주예정자들의 재산 피해가 없는 범위 내에서 ‘2023년도 2학기 전학 학생 수 최소화를 위한 입주 시기 지연’이 가능할지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현재 기준 원베일리 초등학생 수요가 얼마나 되는지 조사 결과를 제출해 달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조합은 ▷초등학생 자녀 수 ▷현재 재학 중 학교 ▷입주 후 전학을 원하는 학교 등에 대한 수요조사를 실시하고 해당되는 이들은 15일까지 제출할 것을 안내했다.

입주민들은 일단 교육지원청이 요청한 ‘입주 시기 지연’은 경제적 피해가 예상돼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원베일리 입주 초등학생 중 일부는 가까운 잠원초가 아닌 반원초 통학이 불가피하게 됐다.

조합은 단지와 가장 가까운 잠원초가 아닌 반원초로 배정돼 거리가 더 멀어지면, 초등학생 자녀가 통학 시 매번 반포대로를 건너야 해 안전을 우려하고 있다.

아울러 전세시장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보통 전세입자들은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이 많아 학군 수요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초등학교를 품은 단지도 아닌데, 배정 초등학교에 반원초까지 포함되면 세입자 수요는 물론 집값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다.

하지만 이 같은 과밀학급 문제는 사실상 조합이 자초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비사업의 걸림돌로 꼽히는 학교시설 기부채납과 관련해 소송을 이어왔기 때문이다. 앞서 조합은 2017년 11월, 2018년 5월 두 차례에 걸쳐 잠원초 교실증축 기부채납 의사를 밝혀 교실 증축에 대한 행정절차를 마쳤다.

그러나 돌연 2021년 7월 기부채납 대신 학교용지부담금 납부 의사를 밝혀, 서초구청에 학교용지부담금 약 25억3000만원을 납부했다. 그런데 이마저도 같은 해 10월에는 ‘취학인구가 줄고 학교 신설 수요가 없는 지역’임을 이유로 들어 부담금을 돌려달라고 소송을 걸었다. 결국 조합은 최근 1심에서 일부 승소했으며 양측 모두 항소를 포기해 8억1900만원을 돌려받게 됐다.

이런 이유로 올해 8월 말 입주 예정인 원베일리의 통학구역인 잠원초는 교실 증축 없이 원베일리 학생을 배치하게 된 것이다. 이미 잠원초는 인근 재건축 이슈로 인해 과밀화가 진행 중이다.

앞서 강남서초교육지원청은 반포 1·2·4주구에 속한 반포초등학교에 대해 재건축 공사 문제로 2023년 3월 1일부터 2026년 2월 28일까지 휴교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에 인근 아크로리버파크에 거주하는 초등학생들은 잠원초로 전학을 가게 됐는데, 여기에 원베일리 학생들까지 입주하면 과밀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합 관계자는 “아직 잠원초로만 배정된다고 확정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교육청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은결 기자

k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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